(임기반환점 도는 문재인정부-②복지)포용적 복지국가 틀 다져…'주거복지 해소' 당면과제

복지 사각지대 해소 요구 여전…국민연금 개혁엔 "타이밍 놓쳤다"

입력 : 2019-10-19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정부는 아동수당의 보편적 지급과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맞춤형 사회보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포용적 복지국가를 향한 기틀을 다졌다. 하지만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국민연금 개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주거복지 정책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재인정부의 복지정책 중 가장 중요한 성과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했다. 정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과 국고지원 등 30조6164억원을 투입해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해 "흠 잡을 데 없는 정책"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다만 기대했던 것보다 정책의 속도가 느린 점, 급여관리 통제가 미진한 점은 보완할 만 한 점으로 꼽혔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19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문재인 케어의 방향은 옳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며 "보장성 확대는 진행되고 있는데 의료 공급, 급여 관리, 과잉 진료, 상급 병원의 환자 쏠림 문제에 대한 보완 조치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보편적 복지 확대의 대표적 정책인 아동수당은 9월부터 7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로 확대됐다. 부모의 소득과 상관없이 일정 연령까지의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의 수당이 지급되는 것이다. OECD 국가들 중 최악의 수준으로 알려진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연금을 확대한 것도 대표적인 성과다. 소득하위 70%에게 월 25만원씩 지급되던 기초연금을 올해 4월부터 소득하위 20%인 노인에게는 지급액을 최대 30만원으로 인상했다.
 
다만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동수당의 경우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까지 인상하고 대상도 7세 미만에서 15세 미만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이렇게 할 경우 3조원에서 10조원까지 재정 규모가 커질 수 있지만 추후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초연금 인상 관련해서도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 대상인 것을 하위 80%까지 확대하고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서 감액하도록 돼 있는 것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체감 사례 발표자인 도현욱씨의 자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연금 개혁은 정부의 복지정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낙제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제도 개혁을 위한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현재 국민연금 개혁안은 사회적 합의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21개월간 논의 끝에 세 가지 복수안을 마련해 국회로 넘겼다. △소득대체율 40%→45%(2028년 기준)+보험료율 9%→12% △현행 유지 △소득대체율 유지+ 보험료율 10% 등이다. 국회가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개혁이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회적 합의안이 없는 상태인 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인기 없는 연금개혁에 손대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 위원장은 "국민 연금 재정 불균형에 영향주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기초연금"이라며 "기초연금을 조금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연금개혁 방안이 제시되면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에서 45%로 올리고 보험료율은 9%에서 12%까지 올리는 안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주거복지 정책의 보완도 시급하다. 오 위원장은 "복지 정책의 핵심은 주거"라며 "주거 부분에서 임대주택 확장 이야기를 하지만 기대했던 바에는 크게 못 미친다"며 "취약 계층에게 가는 주거 혜택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서민주거난에 빗대어 본다면 공공주거 정책이 너무 약하다"고 비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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