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역점 추진 중인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에 대해 여야가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선 방안 등을 제안하며 추진 경과에 대한 격려를 보낸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호통도 불사하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특허청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은 3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진행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기업 설문조사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설문 결과가 중기부의 발표 자료보다 좋지 않다는 이유로 활용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것. 김 의원은 또 "중기부가 주장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이후 고용 증가에는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 지급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하고 체계적인 통계 분석을 마련해달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솔루션 기업들이 돈잔치를 한다는 말이 많다"며 "중기부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국민들은 알 길이 없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기부 ,특허청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지적들에 대해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설문조사 건은) 자체 감사를 통해 살펴보겠다"면서도 "솔루션 기업 명단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부 지원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 기업에게만 제공되고 솔루션 업체는 수요 기업에서 직접 입찰을 통해 선정하기 때문에 중기부의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윤 의원은 일방적인 요구를 굽히지 않았고, 같은 당 소속이자 산자중기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은 "앞선 질의 때와 반복되는 내용인데, 자료를 못 줄 것 같으면 소명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며 윤 의원을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 지원 사업의 효율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이 의원은 "구축 솔루션의 경우 전체 지원 비용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표준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이제는 솔루션별 효율 문제를 분석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종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컨설팅 업체가 전담하면서 소요 비용을 자체적으로 계상한다"며 "이 비용도 지원 예산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솔루션 평가 문제는 제조데이터 센터 구축을 하면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며 "그 밖의 제안들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특허청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외 대부분의 질의에서도 여야간 온도차가 극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국감을 진행하다보니 중기부에서 관심 있는 내용이 벤처 생태계, 스마트 팩토리, 유통혁명에 대한 대책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장관이 많이 노력해서 성과도 있다고 본다"며 "민간 단계에서도 스케일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관도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독려했다. 박 장관도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확실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고, 한국도 확실한 대책과 지원을 해야 한다 생각한다"며 정책 지향점을 홍보했다.
같은 당 정은혜 의원의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 육성 △중소기업의 직장 어린이집 설치 확대, 위성곤 의원의 대·중소기업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박범계 의원의 청년 벤처 육성 방안 등에 대한 질의에 박 장관은 "잘 알겠다", "살펴보겠다", "검토해보겠다" 등으로 화답했다.
반대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주52시간 제도 유예와 청년 내일채움공제 자격 논란 등의 질의에 박 장관은 "부처 차원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여러 차례 의견 개진을 하고 있다",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그에 상당하는 유인책도 필요하다"라며 적극적으로 소신을 밝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특허청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위안부 조롱 논란'을 야기한 유니클로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문제가 된 유니클로 광고 영상을 직접 언급하며 정부 차원 대책을 요구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부산 지역 출점 예정인 유니클로 매장과 2000여개에 달하는 주변 의류 상점과의 상생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유니클로 광고는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출점과 관련해서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가 국내 대기업 계열사"라며 "검토 결과 사업조정대상 점포에 해당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답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