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하반기 개발 신약 임상 결과 발표로 주목받았던 강스템바이오텍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고배를 마셨다. 최근 다른 개발사들의 연이은 허가 획득 실패에 이어 또 한 번 국산 5호 줄기세포치료제 탄생이 좌절되며 가뜩이나 갈길 먼 줄기세포치료제에 악재를 더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24일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퓨어스템 AD주'의 임상 3상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일차유효성평가변수 평가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이 병용요법을 포함한 다양한 추가 임상을 통해 2년 내 최적화된 유효성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지난 2014년 이후 또 하나의 국산 줄기세포치료제 탄생을 기대하던 시장 분위기는 실망감으로 전환된 상태다.
차세대 의약품 분야 중 하나인 줄기세포치료제 기술에 있어 국내 기술은 세계 수준급으로 꼽힌다. 지난 2011년 파미셀의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를 시작으로 메디포스트 '카티스템(2012년, 퇴행성 골관절염)', 안트로젠 '큐피스템(2012년, 크론성누공)', 코아스템 '뉴로나타-알주(2014년, 루게릭병)'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허가받은 7종의 줄기세포치료제 가운데 4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포스트 소속 연구원이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디포스트
하지만 이후 5년 간 추가 허가 치료제는 등장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와 올해 초 네이처셀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조인트스템'과 파미셀 간경변치료제 '셀그램-엘씨'가 조건부허가 승인 문턱까지 갔지만 고배를 마셨다. 강스템바이오텍의 퓨어스템 AD주의 경우 지난해부터 11개기관에서 19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성공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지만 결국 기약 없이 연장된 상태다.
특히 줄기세포치료제의 경우 고평가된 기술력에 비해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탓에 줄곧 그 가치에 대한 재평가론이 고개를 들어온 만큼 이번 강스템바이오텍의 실패는 다른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허가받은 줄기세포치료제 보유 기업들의 수익성 제고도 또 하나의 과제다. 가장 큰 매출 규모를 갖춘 메디포스트는 상반기 매출액 237억원, 영업손실 2억여원을 기록했고, 코아스템도 15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 중(매출액 119억원)이다. 안트로젠 역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파미셀 정도가 18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체면을 세웠다.
줄기세포치료제 기업들의 실적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규제에 막혀있던 국내 시장과 미진한 해외 시장 개척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줄기세포치료제에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좀처럼 진출이 쉽지 않은 편이다. 허가 받은 국산 줄기세포치료제 가운데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품목은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오랜 진통 끝에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첨생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낮은 개발 확률을 넘더라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해야 하는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