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들었다 놨다' 조국일가 수사 두달 '4명 구속'…이제부터 시작

5촌 조카 공모 범위 집중 확인…정경심 구속기소 시점 수사 마무리 수순

입력 : 2019-10-27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8월27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두 달째를 맞았다. 검찰은 피의자 소환 조사 없이 재판에 넘기는 등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 과잉 수사를 벌인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영장심사를 거쳐 신병을 확보하면서 앞으로의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27일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두 4명을 구속했다. 특히 법원이 지난 24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수사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정 교수는 자녀의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증거인멸 시도와 관련해 10개에 이르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혐의와 관련한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검찰과 정 교수 측이 다르게 주장하는 등 다툼의 여지와 함께 증거인멸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견해가 갈렸지만, 결국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하면서 검찰은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
 
그렇다고 검찰의 수사가 원활했던 것만은 아니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던 지난달 6일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정 교수를 조사도 없이 전격 불구속기소하면서 '정치 검찰'이란 비난을 받는 등 이후 먼지털이식 수사를 진행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일정부분 의도를 갖고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리는 방법으로 수사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 하면서 스스로 검찰개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수사의 한 축인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의혹과 관련해서는 핵심 피의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초기부터 수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달 12일 코링크PE 이모 대표와 코링크PE의 사모펀드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다만 검찰은 수사 이후 처음으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를 구속해 이달 3일 기소했다. 조씨는 코링크PE 등 업체의 자금을 횡령하는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의 또 다른 축인 웅동학원 의혹과 관련해 지난 15일 채용 비리 사건에 개입한 박모씨와 조모씨를 배임수재·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지만, 이들의 공범인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재청구를 위한 보강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9일 조씨에 대해 주요 범죄인 배임 혐의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구속된 정 교수의 추가 혐의에 대한 확인과 함께 일부 의혹에 관여한 공범 여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정 교수는 입시 비리와 관련해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증명서 내용을 허위로 발급받는 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여기에는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에 있던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직접 조 전 장관을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동양대 총창 표창장 위조에 대한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검찰 수사기록은 이번 주중 정 교수 측에 공개될 예정이다. 정 교수 변호인은 지난 18일 정 교수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수사기록 비공개로 인한 방어권 침해를 주장했으며, 이에 재판부는 2주 이내에 검찰이 기록 열람·복사에 대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이날 이뤄진 심문을 토대로 수사기록 열람·복사 신청에 대한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사모펀드 비리에 관한 조씨의 구속수사 과정에서 정 교수의 관여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검찰은 앞으로 조씨와 공모한 범행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과정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5일 조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교수의 구속 상태에서 구속 기간 내 최대한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검찰의 직접수사 기간, 수사 장기화 우려 등을 고려하면 정 교수가 기소되는 시점에 이번 수사가 잠정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교수의 구속 기간 중 혐의를 구체화하고, 관련 공범을 특정하기 위한 검찰의 수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부인 정경심 교수 접견을 마친 후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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