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연 2%대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맥락을 같이한다. 한국 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률 하향폭과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을 제외한 30-50클럽 국가중에서 성장률이 가장 높고, 하향폭은 낮은 수준이다. 전세계적 추세에 따른 불가피한 저성장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 사이에서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3일 IMF에 따르면 올 10월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1년전 2.6%에서 0.6%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는 세계경제성장률 인하 조정폭(0.7%포인트)보다 낮으며 유로존(0.7%포인트), 신흥개도국(0.8%포인트)보다도 낮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수출중심의 비슷한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1.4%포인트), 싱가포르(2.0%포인트), 홍콩(2.6%포인트) 보다는 크게 낮다.
이는 한달 앞서 경제전망을 발표한 OECD와도 맥을 같이 한다. OECD는 올 9월 세계경제성장률을 2.9%로 1년전 3.7%보다 0.8%포인트 낮춰 잡았다. G20국가는 3.8%에서 3.1%로 0.7%포인트 하향조정했는데 한국은 2.8%에서 2.1%로 0.7%포인트 낮췄다. 경기둔화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실제 OECD는 전세계 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9%로 제시했다.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돼 G20국가 성장경로에 제약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중간 무역마찰로 올해 글로벌GDP가 0.3~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무역긴장 지속이 세계경제 뿐 아니라 한국경제의 리스크로 꼽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더이상 과거 급속 성장을 하던 개발도상국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는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회원인데 가입된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까지 단 7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의 성장률 전망과 조정폭을 보면 한국이 30-50클럽 국가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확인된다. 미국이 2.5%에서 2.4%로 0.1%포인트 낮춘점을 제외하곤 성장세가 1%대 초반에서 0%대에 머무른 실정이다. 프랑스와 영국이 1.2%이며 일본 0.9%, 독일 0.5%, 이탈리아는 0.0%에 그친다. 조정폭 기준으로 볼 땐 독일이 1.4%포인트나 하향 조정했으며, 이탈리아도 1.0%나 낮춰 잡았다.
전문가들은 국격과 전세계적인 저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2%성장률 달성 집착보다는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노력하고, 생산성 확대를 통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방지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성장률 2% 달성에 연연할 게 아니라 당장 정부가 해야될 것은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우리가 실제적으로 뭘 잘할 수 있는지 찾아나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