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한국경제가 수출중심 국가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간 우리경제를 떠받쳐왔던 제조업이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은 우리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다. 전통 제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제품들까지 부진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부가가치 분야를 개척해 전통 제조업의 대체재를 찾는데 주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6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어들며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요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가 전년 대비 32.1%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디스플레이(-17.1%), 석유제품(-26.2%), 석유화학(-22.6%)도 부진을 이어갔다.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종합경기전망은 17개월 연속 100선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정적 심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렇듯 전통 제조업의 대체재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경제를 이끈 기존 제조업에 사활을 걸기보다 이를 대신할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제조업 르네상스 태스크포스(TF)' 단장을 지낸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의 주력품목에서 과거와 같은 호황을 바라긴 어렵다”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제조업 구조혁신을 통한 성장의 틀을 갖추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 대기업들이 보수적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고부가가치 신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0월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5 준공식 행사를 마친 후 생산 클린룸을 바라보며 설명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 전환도 절실하다. 김도훈 경희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구조조정 과정은 대부분 위기 발생 후에 사후적으로 정책이 추진되기 때문에 기업구조조정의 성격으로 떨어져 버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며 "지금까지 기존 주력산업들의 관리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온 산업정책의 기조를 새로운 산업의 탄생 특히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는 신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기조로 크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