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주민 2명 추방…"동료 선원 16명 살해후 도주"

입력 : 2019-11-07 오후 5:45:54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가 지난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추방했다. 이들은 조업 중인 배에서 동료 선원들을 살해한 후 우리 측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판문점을 통해 북한 주민을 '퇴거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오늘 15시10분쯤 판문점을 통해 이들을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월선한 이들 2명을 대상으로 합동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들의 추방의사를 전달했고 북한 당국은 6일 인수인사를 밝혀왔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정부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행 북한이탈주민법상에 따르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에 대해선 보호대상자로 결정할 수 없게 돼있다. 정부는 이들이 타고 있던 선박도 8일 동해 NLL 경계 선상에서 북측에 넘겨줄 방침이다.
 
정부는 당초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의 휴대폰 문자가 카메라에 포착돼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식 발표했다. 이로 인해 한때 외통위에서는 '강제 북송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며 정회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북한 주민이 2일에 삼척으로 내려왔는데, 국민들은 전혀 몰랐고 심지어 오늘 보도가 되지 않았으면 아무도 몰랐다"면서 "강제 북송의 여지가 있으므로 금일 15시로 예정된 북송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삼갔다. 김 장관은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매뉴얼이 있다"면서 "과거에도 유사하게 처리한 방식이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일단은 모든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확인을 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도 북한 주민의 추방 경위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가 작전을 해서 예인했다. 일단 매뉴얼에 의거해 본인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중앙합동조사본부로 넘기는 것까지 군이 주도적으로 했고, 그 이후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관여하지 않아서 특별히 보고 받은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15시12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송환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