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공직자가 늘면서 이르면 내달 중 내각과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현직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들이 대거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특혜는 꿈도 꾸지 말라"며 자력갱생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현장국무회의에 이낙연 국무총리, 오거돈 부산시장과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우선 역대 최장수 총리이자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이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해 공동선대위원장 등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의 간판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대권주자로서 중량감을 키울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당내 친위세력 구축도 가능하다.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가 유력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정면승부 가능성도 있다.
경기 고양병을 지역구로 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경기 고양정)의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김 장관의 경우 내각 이동이나 현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서울 구로을)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청와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청와대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중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서울 구로을 출마설이 퍼지면서 관심을 모은다. 박영선 장관이 자리에 남으면 그 지역에 나선다는 후문이다. 윤 실장을 대체할만한 후임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있으나, 윤 실장의 출마의지가 강할 경우 문 대통령 스타일상 사의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 실장은 출마여부에 대해선 함구하고 "제 일을 묵묵히 하고 있을 뿐"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윤 실장 외에 강기정 정무수석(광주 북갑)과 김광진 정무비서관(전남 순천), 고민정 대변인(경기 성남분당, 서울 서대문)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청와대 정무·소통라인이 대거 개편되는 셈이다. 1기 참모진 중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박수현 전 대변인,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양정철 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 10여명과 만찬을 하며 "청와대 출신 출마 희망자 중에는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크게 기여한 것도 없이 청와대 경력만 내세워 출마하려는 사람도 많다"며 "특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출마자들을 긴장케 했다.
한편 여권 입장에선 '인사청문회 변수'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대규모 개각은 총선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더욱 높아진 국민들의 인사기준도 부담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석인 법무부 장관만 '원포인트 인선'으로 마무리하고 대신 부담이 덜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지난해 4월2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 핫라인 개통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