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우리은행이 내년도 성과평가제도(KPI)에서 비이자이익 지표를 없애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나섰다. 올해 하반기 대규모 원금손실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다.
18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영업점 KPI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날 손 회장은 내년 경영목표를 신뢰·혁신·효율로 설정하며 외형 위주 영업을 탈피하고 고객 중심으로 성과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영업점 KPI는 기존 24개 평가지표에서 10개로 축소되며,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바뀐다. 또한 고객 수익률과 고객케어(Care) 등 고객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해, 고객중심 영업문화가 정착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부분은 종전에 별도로 운영했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폐지해 조정 RAR(위험조정이익)로 단일화하고,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본점 영업추진 방식도 개선된다. 손 회장은 "여·수신, 펀드, 방카, 카드 등 사업그룹 상품별로 본점에서 영업점에 목표를 배분하고 실적을 독려하기보다는 오히려 고객과 영업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본부 부서 간 상품·서비스 R&D 경쟁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라"고 역설했다.
고객자산관리 부문의 혁신을 위해선 자산관리(WM)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눠진 자산관리 조직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품과 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관리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손 회장은 지난 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거론하며 "직접 고객을 대하는 은행인 만큼 더 높은 기준으로 고객자산관리에 나서야 하고 피해고객에 대한 신속한 배상을 위한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실행에 주저했던 과제들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혁신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변화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 내달 18일 전면 시행될 예정인 오픈뱅킹에 대해 "금융의 지형을 바꿀 수도 있으나, 편리성이 커짐에 따라 위험도 커질 수 있다"면서 "편리성과 안전성을 갖춘 최고의 시스템 구축과 함께 무형(無形)의 서비스인 점을 감안해 직원들이 먼저 사용해 보고 자신의 경험을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우리은행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