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국내 패션시장)②괄목할 휠라, 젊어진 스토리…브랜드 리뉴얼 움직임 촉발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축…"브랜드 혁신에 투자해야"

입력 : 2019-11-20 오후 4:51:24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전문가들은 패션 저성장의 탈출구로 브랜드 혁신과 사업 다각화를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으로 옮겨간 유통 채널을 발판 삼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스타 브랜드' 탄생도 패션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유순 패션인트렌드 이사는 "패션 기업들이 저성장에 들어서다 보니 브랜드 혁신, 제품·디자인 혁신 등을 위한 투자를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불황기에도 살아남으려면 모방하는 것보다는 신소재에 대한 개발 및 투자, 브랜드에 적합한 디자인 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휠라는 브랜드 리뉴얼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실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성공한 사례가 바로 휠라다. 노후화된 브랜드로 꼽혔던 휠라는 지난 2016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브랜드 혁신에 들어갔다. 중국 진장 지역에 글로벌 소싱 센터를 건립하고 신발 샘플을 100% 자체 개발하는 등 소싱력을 강화해 생산 단가를 낮췄으며 마진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유통 전략을 세웠다.
 
캐주얼 시장이 타 시장에 비해 성장세가 높고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존 3040 고객에서 1020세대를 타깃층으로 잡은 리뉴얼 방향성도 적중했다. 
 
성공사례 탄생으로 타 국내 업체들도 브랜드 리뉴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이 특히 적극적이다. 최근 삼성물산은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30년간 운영해 온 대표 브랜드 빈폴을 로고부터 디자인까지 대대적으로 바꿨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890311'까지 론칭하며 젊은 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7월에는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다시 론칭했다. 
 
삼성물산 패션 빈폴도 최근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사진/삼성물산
 
스타 브랜드의 탄생도 국내 패션업계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동대문 브랜드에서 시작해 로레알 그룹에 6000억원에 매각된 '스타일난다'를 꼽을 수 있다. 스타일난다는 국내와 중국인 고객을 베이스로 성장한 브랜드다. 스타일난다는 지난 2013년 677억원 매출액에서 지난해 1967억원으로 5년 만에 세배 가까이 성장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트렌드가 옮겨간 만큼 편집숍을 발판 삼아 성장하는 브랜드도 있다. 론칭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진 브랜드 중 쿠어, 라퍼지스토어, 인사일런스 등은 무신사에 입점해 두드러진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 패션위크에 방문한 사람들. 사진/뉴시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국내에서 스타 브랜드가 탄생하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지적한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스타 브랜드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서울 패션위크'의 경우 메인 스폰서가 빠지고 대중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패션 대기업들의 제휴 역시 국내 신진 브랜드보다는 해외 브랜드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이유순 이사는 "신진 디자이너들은 소규모이고 자본이 없다 보니 커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신진 브랜드들이나 새로운 디자이너들은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국내 기존 브랜드들이 신진 디자이너들과의 제휴를 통해 이들의 혈액을 공급받으면 국내 패션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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