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7일 미국 측에 4월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총선 직전에 (북미회담이)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면서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러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정상회담은 자유한국당도 환영한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폴 미북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번 3차 미북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러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의당은 나 원내대표를 향해 "도저히 제 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아무리 냉전의 찌꺼기에 빌붙어 연명해온 자유한국당이라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일원이라는 자각은 있어야 할 일"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