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내년 총선에서 전북 전주병 선거구는 전국적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리턴 매치'가 치러지는 곳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 이사장은 전주병 지역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현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989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당시 두 후보는 선거일 직전까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면서 집중을 받았다.
이 지역은 이번 총선에서도 일찌감치 대결 구도가 짜여진 곳으로,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전주고등학교·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한때 정치적 동반자에서 라이벌로 또 다시 팽팽하게 맞붙는 '인물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왼쪽)·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진/ 뉴시스
◇'인물 경쟁력' vs '당 지지율'…벌써부터 신경전 '팽팽'
최근 여론조사 업체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실시한 11월 넷째주 정례 조사에 따르면 전남·광주·전북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65.3%를 기록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전북의 민주당 지지율이 60%를 넘어서자 이번 총선에서는 김 이사장이 우세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들의 '리턴 매치'로 관심이 모아지면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전주병 선거를 놓고 섣부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전북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로, 지역 내에서 인지도가 높다. 그는 도내 지역구 최다선인 4선 의원으로 15대 총선 당시 덕진구로 출마, 전국 최다 득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대 총선 때는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러브콜'을 받았지만, 과감하게 국민의당을 선택해 전북에서 '녹색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당 대표로서 선거제도 개편과 남북 관계 등에 방점을 두고 폭 넓게 활동하고 있고 예전과는 다르게 지역구를 누비면서 주민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낮은 당 지지율이 한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평화당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 보다 한참이나 떨어진 3%대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텃밭인 전주병 선거구를 정 대표에게 근소한 차이로 빼앗긴 김 이사장은 고지 재점령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높은 당 지지율과 국민연금 이사장으로서의 경험을 내세워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 이사장은 민주당 초선 의원 시절 2016년 총선에서 낙선, 2017년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 지역구에 본부가 있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아직 임기가 1년 남았지만, 내년 총선이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만간 사퇴 결단을 내리고 본격적인 지역구 활동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주 발전을 위해 '힘 있는 여당'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그는 '전주 발전론'을 총선 이슈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누가 깃발을 꽂을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전북 지역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한데, 당의 회생 여부와 평화당의 수성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선거전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