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마트업계가 100원 단위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당장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 발걸음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에 뺏긴 고객을 되찾겠다는 오프라인 초저가 전략은 어느새 마트끼리의 경쟁으로 번졌다. 특히 생수나 휴지 등 생필품을 포함해 오프라인 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 주류를 중심으로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롯데마트가 출시한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 2종. 사진/롯데쇼핑
성수기를 맞아 시작된 마트의 와인 행사는 이 같은 모습을 잘 드러낸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초저가를 선보인 이마트는 4900원의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를 선보였다. 도스코파스 와인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된 와인 중 가장 많이 팔렸다. 회사 측은 도스코파스덕분에 와인 전체 매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도스코파스보다 100원 저렴한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 2종을 내놨다. 나투아 셀렉션 역시 대량 주문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 것으로 오는 12일부터 판매된다. 홈플러스도 지난 와인장터 행사에서 5000원대 초저가 와인을 구비한 바 있다.
생필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출시된 이마트 국민워터 생수는 2L 6병에 1880원으로 책정됐다. 롯데마트는 같은 달 일주일 간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를 이마트보다 230원 저렴한 1650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빅딜가격 상품으로 '심플러스 바른 샘물'을 1850원에 판매했다.
이마트가 선보이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사진/이마트
마트 업계에서는 초저가 전략으로 실제 효과를 봤다는 입장이다.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마트는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초저가 프로젝트를 꼽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등이 경쟁 업체나 타 유통업태로 향하던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초저가 전략이 업계 간 출혈경쟁으로 번지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트 업계의 장기간의 부진을 돌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전략은 결국 싸니까 마트를 한 번 더 와달라는 의미인데 고객들이 마트에서 저렴한 상품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형마트의 1인당 구매단가는 4만5930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약 3.6% 감소했으며 점포당 매출액도 5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5.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백화점, SSM, 편의점은 1인당 구매단가와 점포당 매출액이 모두 증가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