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수도권 내에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에게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내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 등을 통해 "노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과 안보실의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이번 요청에 대해 "지시사안이 아닌 권고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률적 강제사항이 아니라 처벌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 공직자라면 스스로 판단 하에 '국민적 여론'에 책임을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실제 임용에 하나의 잣대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내년 3월 공직자 재산신고를 통해 결과는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이번 권고의 배경으로 "정부가 부동산 안정대책을 만들어 발표하는 마당에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대통령 참모들이 솔선수범을 해야만 설득력 있고 실효성 있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투기지역, 과열지구 내에서의 집값상승이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주택을 용인하는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선 "개인별로 사안별로 다를 수 있다고 본다. 판단 기준은 일반 국민의 상식적인 기준"이라며 "부부가 따로 살거나, 편의성을 위해 작은 집을 구입하거나, 오래 거주해 투기와 관련이 없다면 소명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참모를 넘어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으로 권고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선 "권한 밖의 일"이라면서도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솔선수범하고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에 동참한다면 아마도 다른 부처 고위공직자에게도 영향은 미치지 않을까 그런 정도 판단은 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지난 11일 발표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실 1급 이상 전·현직 참모 중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한 65명의 집값은 최근 3년 간 평균 3억2000만원(39%)이 올랐고, 그중 18명(37%)은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전 이호승 경제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