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를 활용한 크립토 금융상품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암호화폐업계는 암호화폐업이 금융권에 편입될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적인 법률검토를 거쳐 선제적으로 관련 상품 출시를 늘리는 모습이다.
한빗코는 최근 불닥스 예치 이자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12분 만에 200개가 완판됐던 비트코인 이외에 리플, 이오스, 이더리움에 대해 예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한빗코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국회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암호화폐업의 제도권 편입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크립토 금융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법률 검토로 현행법에서 최대한 위반 소지를 없앴다는 설명이다. 먼저 원금 손실 가능성을 약관으로 고지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 같은 고지가 없다면 유사수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원화(KRW)가 개입될 여지가 없게 상품 설계를 한 점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예컨대 10개의 비트코인 예치, 10%의 이자율이라면 10% 해당하는 원화를 지급하는 게 아닌 1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원화가 개입된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
크립토 금융서비스 스타트업 차일들리가 개발·운영중인 글로벌 암호화폐 웰렛서비스 '비둘기지갑'은 일일보너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 중 일부를 고객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서비스다. 지난 4월 오픈 이후 누적 '일일보너스' 지급규모는 비트코인으로 환산하면 6.9개, 현 시세로 6000만원을 돌파했다고 차일들리 측은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은 싱가포르 매트릭스포트(Matrixport)와 업무 제휴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매트릭스포트는 디지털 자산 OTC거래(장외거래), 대출,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결제서비스 회사 중 한곳으로 알려져 있다. 코빗은 "암호화폐에 대한 예치, 금융상품, 커스터디 등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향후 제도권 금융의 발판 마련을 위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노드를 활용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선보여온 코인원은 최근 코스모스 데일리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트렌드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백트의 경우 선물거래 서비스까지 출시한 상황"이라며 "국내의 경우 입법 공백 속에 제도권 편입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크립토 금융상품 출시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