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장차관급 이상 16명의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주택을 처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주택 고위공직자에게 주택처분을 권고하면서다.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참모진에게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에게도 확산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해석된 만큼 상당수가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주택 고위공직자에게 주택처분을 권고했다. 사진/뉴시스
18일 홍남기 부총리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년 경제정책방향 언론 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 정부 고위공직자들에게도 확산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를 국장급(2급)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고위공무원단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고위 공무원단은 국장급 이상부터지만 통상 '고위공직자'라고 하면 1급 이상 장·차관을 지칭한다.
홍 부총리는 "청와대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정부가 아무 일도 없는 듯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정부내에서도 청와대와 같은 원칙이 확산되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관보에 따르면 3월 재산공개 기준으로 장·차관급 정부 고위공직자 58명 가운데 16명(27.6%)이 2주택 이상(분양권 포함)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3주택자 이상을 보유한 공직자도 2명이다.
'집값 잡기'의 선봉에 나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또한 2주택자다. 경기 의왕시 아파트(6억1370만원)와 '세종시 2-4 생활권 H01블록 건물 99.97㎡' 분양권이다. 홍 부총리는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은 전매제한에 걸려있어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지 못해 분양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풀리면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세종시 아파트를 매각 추진 중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최근 "세종시 소재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경우 지난달 세종시 종촌동 아파트 매매 등기 절차를 마무리했다. 특히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차영환 국무조정실 2차장은 3채의 집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돼 처분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2주택자는 홍 부총리와 은성수 위원장을 포함해 김용범·구윤철 기재부 1·2차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 김양수 해양수산부 장관,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 16명이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노영민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정부의 12·16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대통령 비서실·안보실의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