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연말 몸집 줄이기를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됨에 따라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점포를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3일 서울 양재중앙지점을 강남대로2PB센터로 통합이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점포 통폐합은 정일문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되는 것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30일 강서지점과 방화지점을 마곡PB센터로 합치고, 내년 1월2부로는 광화문PB센터를 강북센터로 통합할 방침이다. 같은 날 의정부지점은 노원PB센터로, 남원지점은 서전주PB센터로 통합되며 기존 대구지점과 지산점은 대구PB센터로 합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국내 영업점(88개) 가운데 약 10%가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점포 인력은 통합되는 점포에 배치돼 일하게 된다"며 "지점이 PB센터로 대형화되는 것으로, 별도의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증권(016360)은 오는 31일자로 올림픽WM지점을 잠실WM지점으로 통합하며, 구리·목포·여수·춘천WM브랜치는 각각 광장동·광주·순천·원주WM지점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2017년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줄곧 68개를 유지하던 점포수가 3년 만에 깨지는 셈이다.
중소형 거래소들 역시 점포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12월27일 경기도 송탄지점을 오산센터로 통합이전하며, 서울 서초구 양재동지점은 강남구 강남대로센터로 통합한다. 지난달 이촌동 지점을 반포WM센터로 통합한 이후 약 한달 만의 조치다.
이밖에
DB금융투자(016610)는 28일자로 강릉지점과 압구정금융센터의 문을 닫는다. 해당 지점은 각각 원주지점, 청담금융센터와 합쳐진다. DB금융투자는 "지점망 재정비를 통한 서비스품질 향상과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점포 통폐합을 하게 됐다"면서 "타지점 및 타사로 계좌 이관에 대한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 사라지는 지점의 고객 계좌는 통합점포로 이관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MTS 등 비대면 채널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운영비 절감 및 효율성 증대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전체 증권사 57곳의 국내 지점수는 올해 3분기 기준 924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16년 3월부터 증권사에 대해 비대면 계좌개설이 허용되면서 소매고객은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디지털금융이 진전하고 소비자의 주도권이 강화될수록 증권사의 소매금융사업에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