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영선입니다." 지난 4월 취임한 박 장관의 공식 석상 인삿말이다. 그리고 이 인삿말처럼 박 장관은 지난 8개월여를 중소기업, 소상공인, 벤처스타트업 등 '작은 것'들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 태국, 프랑스 등 전세계 각지를 돌며 '작은 것'들을 응원했다.
동시에 그는 방송기자·정치인 경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역량도 발휘 중이다. 기술·제조 역량은 뛰어나지만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돕고자 '브랜드K', '강소기업100'과 같은 사업을 시작했고, '재벌 저격수'로 이름 날리던 과거를 뒤로 하고 대기업들의 자발적인 상생을 유도하는 '자상한 기업' 10개사를 발굴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가치삽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젊은층도 동참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마켓'도 그의 아이디어다. 12월 한 달 간 열리는 독일의 크리스마켓에서 소상공인들이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점에 착안해 국내 소상공인들에게도 같은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실제로 행사가 개막한 지난 주말 사이 현장에서 노점을 운영했던 한 상인은 하루 만에 150만원을 벌었다며 매우 기뻐했다고 전해진다. 박 장관은 여전히 만나는 사람마다 "크리스마스마켓에 한 번 와달라"며 행사 알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장관 덕에 출범 3년차를 맞이한 중기부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중기부 내부에서는 물론 관련 업계에서도 '힘 있는 실제 장관'을 맞이한 체감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내각 군기반장'이라 불리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런 그를 최근 '일 잘하는 장관'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 장관은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더 다니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 할 뿐이라고 한다. 연말이 되면서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일정들을 수행하고 있지만 행사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들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박 장관은 "전세계적으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정부 부처가 있는 곳은 우리나라 뿐"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부처를 만들면서까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흡사 IMF 시기를 연상할 만큼 경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2019년 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특히 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새해에는 작은 것들이 더욱 연대해 보다 강한 힘을 내길 바란다.
김진양 중기IT부 기자(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