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차오름 기자] 올해 정부 경제 정책 중 가장 잘한 성과로 전문가들은 고용을 꼽았다. 제조업과 40대 일자리가 줄어든 점은 문제지만 전체 지표상으로는 회복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해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은 가장 부진했던 분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선정됐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인터뷰한 경제 전문가들은 고용, 내수, 수출, 가계부채, 물가 등 분야 중 올해 상황이 가장 좋았던 것으로 모두 고용을 언급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취업자수 증가폭은 월 평균 28만1000명으로 이같은 흐름이 12월까지 이어질 경우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정한 20만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취업자수는 최근 4개월 연속 30만명을 넘어선 데다 일자리의 질도 높아 개선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올해 11월 상용직 취업자수는 69만5000명으로 지난 2014년 2월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표상으로는 괜찮다는 평가와 재정을 쏟아 만든 일자리라는 비판이 맞섰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취업자수는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력 제조업이나 미래 성장 산업에서는 고용이 늘지않고 있다"며 "정부가 만든 일자리, 사회복지서비스 분야 일자리만 늘어 고용이 질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계 수치는 개선됐지만 체감하기 어렵고 고용 사정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40대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상당히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40대 연령층의 일자리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내내 감소했다. 감소폭은 월 평균 16만5000명 규모다. 65세 이상에서 월 평균 22만명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산업별로 제조업 취업자수는 올해 모든 달에 감소했으며 월 평균 8만7000명씩 줄었다. 이렇다보니 대통령이 나서서 40대 맞춤형 일자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할 정도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률 숫자에만 너무 신경을 쓰고 이를 맞추기 위해 돈을 쏟아부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정부의 경제 정책 중 잘한 점으로 재정 집행을 꼽았다. 김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재정을 잘 썼다"며 "다만 복지 지출이 컸던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수출에 대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영향이 컸던 것을 원인으로 보며 이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도 심각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우리 수출은 작년 12월 -1.7%를 시작으로 지난달 -14.3%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수출 감소율이 2009년(-13.9%) 이후10년 만에 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한국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의 부진도 한몫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팽배했다"며 "이로 인해 설비투자를 늘릴 수 없었던 것이 아픈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또 "반도체 역시 전세계 수요위축으로 수출이줄고 단가가 떨어지는 등 하방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다른산업에서 감소분을 상쇄할 만한 다른산업이 존재해야 되는데 성장동력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전반적으로 수출이 안좋은 와중에 설비투자까지 나빠서 올해 성장률이 많이 하락했다"며 "대외불확실성이 워낙 크게 확대돼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정부는 보조정책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끌어가는 펀더멘털이 대외여건 변화 때문에 흔들리면서 수출줄고 투자가 감소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