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해마다 점점 커지고 있는 8K TV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만 있는 게 아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을 맞아 중국과 일본 업체들도 나란히 8K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 전자업체 'TCL'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8K TV 신제품을 주요 길목에 배치하며 눈길을 끌었다. TCL은 지난해 10월 중국 업체 가운데 제일 먼저 8K TV를 출시하며 해외 시장을 겨냥한 바 있다. 많은 인구와 자국민의 국산 애호 경향을 활용해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는 모양새다.
중국 TCL이 8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8K TV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중국 업체 '하이얼'도 CES 부스 안에 8K TV를 배치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이얼은 지난해 중국 TV 시장에서 샤오미, TCL, 하이센스 등에 밀리며 시장 중심에서는 약간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현재 성장기에 있는 8K 시장을 도약대 삼아 전체 TV 시장에서도 점유율 증가를 노리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날 하이얼 부스 등을 직접 찾으며 '중국 8K TV의 현재'를 확인했다.
지난 2016년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뒤 저가형 TV 분야에서 강세를 이어오던 일본 '샤프'도 이날 8K TV를 직접 내놓으며 프리미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샤프는 2017년 4분기 세계 최초로 8K TV를 내놓은 경험이 있다. 샤프는 4K와 8K 화질을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멀티 디스플레이인 120인치 8K 액정표시장치(LCD) 비디오 월을 전시하며 이용객을 맞았다.
중국 하이얼이 8K TV 모델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8K TV 시장 규모는 16만여대였으나 2023년 303만여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8년 4분기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를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 85%의 점유율로 현재 사실상 8K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의 기술력은 이와 비교해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이른바 '저가 공세'를 무기로 전체 TV 시장에서 조금씩 입지를 다진 만큼 8K 시장에서도 향후 잠재력 위험군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0.3%의 점유율로 LG전자(16.3%)와 소니(8.9%), TCL(6.7%)를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점유율 19.2%와 12.3%로, 3위인TCL(9.6%)과 4위 하이센스(7.4%)와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샤프가 이날 8K TV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