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제 '콘텐츠의 시대'라는 말을 굳이 꺼내기도 새삼스러운 시대, 콘텐츠가 일상인 시대가 됐다. 콘텐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보는' 콘텐츠 외에, 최근 '듣는' 콘텐츠 위세도 만만치 않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이 보는 콘텐츠 시대를 이끌고 있다면, 오디오클립과 팟빵 같은 오디오 플랫폼들이 듣는 콘텐츠 시장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기존의 라디오 방송이나 음악부터 팟캐스트,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오디오북,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ASMR까지 접할 수 있는 콘텐츠 종류도 다양해졌다.
오디오클립은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면서 첫 화면에 실시간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나우(NOW)'를 선보일 만큼,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국내에서 지금과 같은 오디오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나는 꼼수다'를 시작으로 팟캐스트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부터였는데, 당시 팟빵이 팟캐스트 시장을 선도하며 오디오 플랫폼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에 네이버는 후발주자로 오디오클립을 선보이면서 기존 팟캐스트 방송과 함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오디오 스트리밍과 오디오북 등 콘텐츠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오디오북 서비스. 사진/네이버
우선 오디오클립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오디오 콘텐츠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이 오디오클립이 보유한 수많은 콘텐츠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앱 메인 화면에는 '최근 들은 오디오'와 '라이브ON', '오늘 업데이트된 채널' 외에도 구독 중인 콘텐츠와 유사한 콘텐츠들을 추천하는 '오늘의 발견', '요즘 주목받는 채널' 등의 섹션을 별도로 마련했다. 여기에 테마별 대표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도록 오디오 드라마, 셀럽 낭독 오디오북, 키즈 동화 등의 검색어들을 제시하고 있다. '고민 없이 지금 PLAY!' 부분에서는 집중을 위한 멜로디, 스포츠를 듣자, 웃음이 터진다 등으로 주제별 큐레이션을 제공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특히 오디오클립은 오디오북 카테고리를 따로 마련해 오디오북 서비스를 강화했다. 전문 성우와 소설가, 배우, 아이돌 등 다양한 창작자들이 낭독에 참여해 듣는 재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82년생 김지영'의 경우 연극배우가 낭독하면서 소설을 좀 더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고, 김영하 소설가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작가가 직접 낭독에 참여했다. 오디오북 이용은 구매와 대여 중에서 선택해 오디오클립 앱에 다운로드, 언제 어디서나 감상이 가능하다. 소설과 시·에세이, 인문, 경제·경영, 자기계발 등 주제별로 오디오북을 검색할 수 있고 무료 오디오북도 제공한다.
낭독 과정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기도 했다. 가령 무료 오디오북들 중에서 '유인나 오디오북 노인과 바다'는 문학동네와 YG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 네이버는 배우 유인나의 음성을 샘플로 AI 음성합성기술을 활용해 오디오북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플랫폼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오디오클립도 자체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용자들의 콘텐츠 인기 순위에서도 네이버가 자체 제작한 라이브 방송 '공유의 베드타임 스토리'나 라디오 드라마 형식의 '끊을 수 없는 나쁜 짓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