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총선 맞수) 광주 서구을, '7선 도전' 천정배 vs '고졸 신화' 양향자…리턴 매치 주목

민주 '텃밭 탈환' vs 야당 '수성'…광주 최대 격전지 부상

입력 : 2020-01-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광주 서구을은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이 7선을 노리는 지역구다. 천 의원에 맞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놓고 당 내 경쟁도 치열한 상황으로, 오는 4·15 총선에서 광주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천 의원을 대적할 민주당 후보로 양향자 전 최고위원이 재도전에 나서면서 4년 만에 리턴 매치 가능성이 커졌다. 양 전 최고위윈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천 의원과 겨뤘으나 낙선한 바 있다.
 
민주 진영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광주에서는 민주당이 전통적 지지 기반을 탈환할 수 있을지가 내년 총선의 최대 관심사다. 텃밭인 광주 지역 민심에 따라 선거 판세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은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을 일으킨 천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과 탄탄한 지지 기반을 내세워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야당 의원 대부분이 관록의 중진들로 지역구에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동안 광주는 세대·인물 교체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다수임에도 광주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중앙 정치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야당 현역 의원들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같은 민심을 대변한다. 지역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 서구을 선거구는 양 전 최고위원의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과 달리 현재까지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과 민주당 양향자 전 최고위원이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4년 만에 재대결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왼쪽) 천정배 의원·양향자 전 최고위원. 사진/ 뉴시스
 
이지역은 정치·경제 상황에 따라 표심이 요동치는 곳으로 여당의 압승 전망 근거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역의 지지세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면 민주당을 견제하겠다는 야당의 전략이 통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천 의원이 7선 고지에 오를지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김 전 대통령 이후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1996년 경기도 안산을에서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했다. 2013년 광주에 터전을 잡으면서 2015년 4·29 광주 서을 보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이듬해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로 54.5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6선에 성공했다.
 
6선 의원에 참여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 역임이라는 굵직한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데다, 최근 대안신당 창당으로 제 3세력 결집에 나서면서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말마다 지역구에서 민원 현장과 행사장 등을 누비며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그는 4일 출판 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관록을 앞세워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광주는 양대 정당의 승자 독식 싸움판 정치를 상생과 협력의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로 바꾸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며 "호남의 낙후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 평등 비전을 갖춘 신주류 대안 정치 세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후보였던 천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양 전 최고위원은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해 12월 18일 선거관리위원회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역구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제'·'청년'을 화두로 내세우며 광주를 미래 자동차의 전진 기지로 만들어 6개 광역시 가운데 지역 내 총 생산(GRDP)이 꼴찌인 광주의 경제를 재도약 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고졸·호남·여성'으로 대변되는 그는 고졸 출신으로 삼성 임원을 지낸 후 약 30년간 반도체 경력을 마치고 2016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가 영입해 정계에 입문, '문재인 키즈'로 불렸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7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직을 사임하고 당의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현재 국가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광주 시민은 제 3당에 힘을 실어줬으나 광주 의원들은 탈당과 분당, 합당과 창당이 이어지는 사분오열 정치로 실망을 안겨줬다"며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민생 경제를 우선하는 광주 정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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