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충돌, 브렉시트 등 향후 세계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관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20년 이후 글로벌경제 향방을 좌우할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금년 이후 세계경제의 주요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미·유럽연합(EU) 간 무역갈등' 등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는 지난해 심리위축, 교역과 투자 부진을 초래한 글로벌 충격이 다소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다양한 위험 요소가 잠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로 인해 중동정세 불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지난 2018년 5월 이란핵협정(JCPOA) 탈퇴 한 뒤, 이란 정부 외환과 자본거래, 이란산 원유 석유제품 거래 등을 금지하는 두 차례 경제제재를 재개했다. 이후 2019년 하반기 부터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강도도 세지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관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난 3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가 사망하면서 양국간 갈등은 중동지역내 긴장을 높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은 오는 미국과 이란의 국내 상황, 중동지역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전면전보다는 국지적 무력충돌 등의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군사지도자 제거를 놓고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에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에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고 미국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란 국회의원들이 7일(현지시간) 테헤란 국회의사당에서 미군과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란도 최근 경제난으로 경제적, 군사적 측면에서 전면전 수행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이란 정부가 언급한 보복방식도 역내 소규모 무력행사를 띄고 있다. 반면 지난해 11월 휘발유 가격 50%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란 정부가 민심 수습과 총선 승리를 위해 대외 긴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친서방 국가(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 등), 시아파 국가(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카타르)는 물론 터키, 러시아, 중국 등 확전에 부정적인 관련국의 입장도 향후 역내 국사적 긴장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밖에도 브렉시트와 관련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거의 소멸됐지만, 유럽연합(EU)·영국 간 통상관계 협상 등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어 관련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을 계기로 촉발된 홍콩사태도 오는 9월 입법회 의원 선거 전후로 시위양상이 재차 과격해질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