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원추각막증은 각막의 일부가 점점 얇아지면서 원래의 완만한 둥근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앞쪽으로 돌출돼 나오는 진행성 질환이다. 각막 중심부 주변이 앞으로 돌출되면서 부정난시를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안경만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명 중 한 명 꼴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원추각막증'환자는 국내 역시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3970명이었던 환자는 2018년는 5198명으로 5년 사이에 약 31%나 증가했다. 특히 원추각막증은 20대와 30대가 전체의 71.4%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 연령대가 낮아 더 중요한 질환이다.
원추각막증은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흔히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 경우 시력교정술 부작용으로 인한 각막확장증의 영향으로 원추각막증을 앓는 20~30대 젊은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력교정수술 후 부작용으로 발생될 수 있는 각막확장증은 질환의 시작은 달라도 동일한 증상으로 발전되는 질환이다. 원추각막이 진행돼 급성 원추각막 혹은 각막수종이 발생되면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되며 각막수종은 수주에서 수개월 지속되고 대개 서서히 줄어들어 흉터로 대체되어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의 가설이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대신 몇 가지 요인을 꼽아보자면 유전적인 요인으로도 발생될 수 있으며 전신 및 정신적 질환으로 인해 발생이 되는 경우가 매우 높은 편이다. 상당수의 환자가 알레르기성 비염 및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질환을 갖고 있으면서 무의식 중에 눈을 비빈다고 한다.
특히 심각할 정도로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는 사람의 경우 각막의 작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하면서 손상이 누적돼 구조적인 손상을 주게 되면서 원추각막증을 만들어 낸다는 가설이 매우 유력한 만큼 눈 비빔과 같은 작은 습관도 조심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력 회복을 위해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나면서 안전성이 입증되었기에 통상 한 해 10만여명이 수술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라식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안과 전문의들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라식부작용이 바로 원추각막증, 더 정확하게는 각막확장증이다.
따라서 시력교정술을 통한 각막확장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밀검사를 통해 각막 두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술 전 각막 두께를 검사해 각막이 지나치게 얇을 경우 라식 수술 외에 다른 시력교정 수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각막 두께 검사 외에도 원추각막증 예방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검사가 각막 내피 세포 검사다. 각막의 안쪽에 있는 내피세포를 고배율로 검사하여 각막 부종이나 각막 이상증 등 각막 질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애리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은 "각막두께 검사뿐 아니라 각막 내피 세포 검사를 통해 보다 정밀하고 정확한 결과를 얻어 원추각막증 예방은 물론, 수술 전 각막의 경미한 질환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수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는 각막의 두께뿐 아니라 여러가지 검사 결과를 가지고 각막 모양을 판단하고 판독할 수 있는 충분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의료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젊은 시기에 많이 발병하는 원추각막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어렵지 않게 교정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우선 눈을 비비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눈이 가렵거나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는 손을 이용해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을 넣거나 잠시 눈을 감고 가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다. 또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특히 원추각막증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청소년기에는 시력저하와 안경도수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 시기로 갑작스러운 시력저하나 눈의 이상이 느껴질 경우 무심코 지나지 말고 가까운 안과를 찾아 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추운 계절에는 안구건조증 예방에 힘써야 한다. 건조해진 각막은 손상이 쉽게 되기 때문에 눈이 항상 촉촉해질 수 있도록 실내 습도를 맞추고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여 주는 것이 좋다.
원추각막증은 각막의 일부가 점점 얇아지면서 원래의 완만한 둥근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앞쪽으로 돌출돼 나오는 진행성 질환이다. 사진/센트럴서울안과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