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정치 판을 갈자)이병록 비례대표 후보 "국민 눈높이 맞는 병영문화 만들고 싶어"

정의당 소속으로 4·15총선 출사표…진보정당 첫 군 장성 출신 인사
국민의 삶과 연결된 '국민안보' 강조…'군 민영화'·'국군조직법 개정' 공약
"'안보 전문가' 김종대 의원과 보완제 역할…군 출신 인사들 정의당 문 두드릴 것"

입력 : 2020-01-23 오전 6:00:00
20대 국회는 막말과 몸싸움, 길거리 정치로 뒤엉켜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진영 논리에 빠져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구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와 비례해 유권자들은 후진적인 정치 관행과 문화를 갈아 엎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에 목말라 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과 초재선 국회의원을 직접 만나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편집자)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제가 정의당에 들어온 것을 보면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졌던 군인도 문을 두드릴 것이다."
 
정의당 이병록 비례대표 후보는 진보정당에 입당한 첫 장성출신 인사다. 예비역 준장인 이병록 후보는 2013년 해군 교육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예편했다. 36년 동안 군에 몸담았고, 전역 후에는 시민 활동가로서 평화 통일 운동을 했다. 지금은 정의당의 군 전문가로서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정의당 내에서는 이 후보가 김종대 의원에 이어 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후보는 '국민안보'를 의제로 이번 총선에 나섰다. 정의당에서도 국민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민의 삶과 떨어져 있는 국가안보라면 정의당은 국민의 삶과 연결된 국민안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후보의 답변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미세먼지', '탈원전' 등 실제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표현들이 주로 언급됐다. 국민 개개인의 생활이 나아져야 사회 안전망이 튼튼해지고 국가 안보 강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군 민영화'도 이 후보가 국회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다. 의무와 수송 등의 군대 내 병과들을 민간기업과 연계해 경제적으로는 일자리를 늘리고, 군 내부적으로는 병력을 줄일 수 있어 향후 모병제를 추진하는 데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는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 후보를 만나 그가 그리는 군 개혁에 대한 과제들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정의당 이병록 비례대표 후보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민과 군의 경계없이 모두가 안보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국민의 의견을 국방 정책에 반영하는 정치를 하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병영 문화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국민의 자존심을 살리는 자존국방을 해내겠다.
 
△국민안보특별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정의당에서 각 분야의 인재를 영입하면서 자기 전공에 맡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정의당에서는 특위 명칭을 '튼튼한 안보'로 하자고 했는제 제가 '국민안보'로 제안했다. 과거에는 '국가안보'였지만 지금은 '인간안보'로 고려해 '국민안보'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명칭은 국민안보특별위원회로 됐다. 국민안보특위에서는 총선 공약을 만들고 군 현안과 관련된 당의 입장을 밝히기도 한다. 
 
△정의당에 입당하게 된 계기는.
 
한 시민 단체에서 만났던 사람이 옛날 국민참여당에서 활동했던 분이었다. 저를 만나 정의당에 들어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서 바로 심상정 대표와 연결이 됐다. 10월말쯤 몇 번 대화를 나눴고 지난해 11월1일에 입당해서 같이 활동하자고 정식 제의가 들어왔다.
 
△대한민국 군 개혁의 방향과 대안은.
 
우리 국방은 민간경제 분야와 서로 교류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좁은 나라에서는 군이 모든 기능을 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지금 군대 병원의 치료질이 굉장히 나쁘다. 군대에서 총상 치료 활동으로 외과 병원 정도는 필요하지만 정신과 등 다른 기타 부분은 민간 외부 병원과 계약을 맺으면 된다. 의무 분야 뿐만 아니라 수송과 경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하면 외부에서는 경제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될 수도 있고 군은 불필요한 인원을 줄일 수 있다. 병력이 줄어들면 모병제도 가능해진다.
 
△현실적으로 모병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더불어민주당에서 모병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제도와 똑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고 본다. 최저임금 제도 취지는 굉장히 좋다. 그런데 최저임금 받는 사람의 임금을 올려주면 그전에 받던 사람의 임금을 더 올려줘야 해서 연쇄적으로 인건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모병제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예산의 압박을 적게 받기 위해 우선 병력의 규모가 줄어들어야 한다.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북한에 대해서 너무 과도하게 두려워하고 있다.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첨단 무기 체계가 세계 10위권에 드는 나라인데 아직까지 두려워해야 되나 싶다. 노무현정부 때는 연합사를 아예 없애버리고 우리가 온전하게 전작권을 행사하는 안이었다. 지금은 연합사는 그대로 존속시킨다는 것이다. 조직은 그대로 있고 단지 사령관과 부사령관만 바꾸는데 그것이 큰 영향을 주는지 의문이다. 전작권을 갖고 훈련시키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주한민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우리나라에게 5조8000억원 더 달라는 것 아닌가. 우리가 지금까지 줬던 방위비 분담금도 상당 부분 못 쓰고 남아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남은 돈을 미군에게 인건비로 주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미국과 비슷한 무기체계로 싸우는데 인건비 차이가 난다면 우리나라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는다. 제가 자존안보를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의당의 안보관은 무엇인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의 제일 위협이 저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다. 그래서 국민안보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려면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미세먼지와 원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빈곤의 불평등이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양극화 격차가 세계 1위, 2위로 가고 있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국민안보로 가야 된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사회가 화합하게 되고 기본적으로 안보가 튼튼해진다고 본다.
 
△김종대 의원과 함께 활동할 경우 어떠한 효과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나.
 
저와 김종대 의원은 서로 보완제라고 본다. 김 의원은 정치권에 오래 들어와 있었고 안보 분야에서 이론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저는 군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저와 김 의원의 장점를 잘 결합한다면 당에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많은 군인들이 정의당에 입당할 것이라고 본다. 제가 정의당에 들어온 것을 보면서 상당히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졌던 군인도 정의당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본다.
 
△20대 국회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아준 것은 국회에서 싸우라고 한 것인데 국회에서 안 싸우고 길거리에서 싸운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 왜 국회의원을 뽑나. 야당 대표라는 분도 국회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고 청와대 앞에 가서 투쟁한다. 그런 의미에서 왜 보수당은 야당만 되면 그렇게 야당 역할을 못하나. 물론 여당 때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21대 국회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된다면 원내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등 양당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의당이 자극제가 돼서 양당이 분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와 1호 법안은 무엇인가.
 
국회 국방위원회나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 문화쪽에도 관심이 많다. 1호 법안과 관련해서는 군이 가지고 있는 수송, 의무 부대들을 민영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해보고 싶다. 국군조직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육군과 해군, 공군은 국군조직법상에 임무가 다르다. 그런데 해병대 2사단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해군이다. 그런데 해군이 전방에서 지상작전을 하고 있다. 해병대는 해외파병, 수도권 방위 등의 임무로 바꿔주고 전방은 육군으로 일원화시켜야 한다.
 
△이병록 비례대표 후보 프로필
 
-현)정의당 국민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
-전)해군 교육사령부 부사령관
-전)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전)유라시아평화의 길 공동대표
-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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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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