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8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를 발생시키며 글로벌 사태로 번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상없이도 전파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우려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2003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유행 당시보다 빠른 확산 속 사망자 역시 170명을 넘어선 상태다. 현재까지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통해 해당 내용을 비롯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이슈를 짚어봤다.
지난 28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위기'에서 '경계' 로 격상했다.
보건당국도 정부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다. 국내 역시 중국에서 입국한 분들 중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탓이다. 특히 3·4호 환자들의 경우 지역사회에 4~5일 다니면서 밀접 접촉자가 100여명 이상 발생했다. 입국 확진 환자 중에서 지역사회에서 접촉자 중에서 2차감염자가 생겨 지역사회 감염 전파 우려가 높기 때문에 좀 더 선제적으로 방역을 철저히 하자는 측면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고 생각한다.
'위기'와 '경계'는 어떤 차이가 있나.
우리나라 재난경보시스템은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구성된다. 감염병 위기도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재난의 하나다. 그래서 감염병 위기도 평상시에는 관심단계였다가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되고 주의 단계(2단계)로 올렸고, 이번에 3, 4번째 환자가 지역사회에 노출 돼 지역사회에서 2차 감염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3단계 경계단계로 상향을 한 것이다. 향후 추이를 봐서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심각'은 어떤 단계일 때 발효 되나.
환자의 발생과 지역사회의 전파, 위기와 심각성에 따라 단계를 올린다. 일례로 지역사회에 환자들이 발생하면 그 자체가 이미 경계단계다. 예를 들어 병원에 내원해서 병원에서 어떤 응급치료 중에 의료진이 감염되고 다수의 '수퍼 전파(Super-Spreader)' 사건이 생긴다면 이럴 때 심각단계 격상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아직은 정부가 상황을 면밀히 판단해 올릴 것이라고 본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고대 구로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 없이도 전파 가능성 있나.
일반적으로 감염병은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 전파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홍역이나 인플루엔자 같은 경우는 증상 시작 전이라도 전염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홍역과 인플루엔자 독감의 전파력이 센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동에서 시작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나 2003년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메르스나 사스는 증상이 없을 때 전염력이 없다. 지난 27일 중국 국가위생위원회 주임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증상이 없을 때도 전파력이 있어서 전파력 속도가 빠르고 좀 더 확진환자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처음에 발표를 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놀랐고 실제 그럴 것이냐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WHO에서 중국을 방문해서 확인하면서 다시 한 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증상이 없는 무증상 시기에도 전파력이 있다는 발표를 했다.
우리가 지금 방역은 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격리하고 접촉자 추적을 하는 것인데,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전파력이 있다는 얘기는 현재 방역에 하나의 틈이 생겼다는 것이고 앞으로 전파력도 빨라지고 통제하는데 어려움을 줄 것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확실한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나 무증상시기에 감염 전파력이 있다고 하는 과학적인 근거 자료가 제시되었다면 좀 더 무증상 감염에 대한 신빙성을 높일 수가 있었을 것이다.
다만 열과 기침, 재채기를 했을 때의 전파력보다는 무증상일 때 전파력은 낮을 것이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무증상 시기에 전파력은 현저히 낮을 수 있어 그 심각성은 실제보다 낮을 수가 있다는 예상을 할 수가 있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 자료를 받아봐야 알 것 같다.
현재 확진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8000명에 육박한다. 전염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는 사망자도 100명 이상인데, 실제는 이보다 열배 이상의 환자가 있으리라 추정됩니다. 이는 홍콩대학과 영국 런던 임페리얼 대학의 감염병 모델링 전문가들이 이미 발표한 바가 있다. 우한시 실제 환자 수는 홍콩대학에서는 4만4000여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임페리얼 대학의 유명한 역학 전문가인 닥터 퍼거스는 중국에서 이미 10만명의 확진자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금 발표된 자료는 중증이거나 확진자에 국한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프리카를 제외한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4대륙이 모두 확산돼 현재 상황으로서는 앞으로 '판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 WHO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 즉 전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가는 하나의 단계에 있지 않나 우려하고 있다.
전파력 다음으로 우려하는 부분이 치사율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공식적으로 지난달 31일 중국 당국이 세계보건기구에 보고했기 때문에 출현한지 한 달이 채 안됐다. 아직 진행형이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라는 측면에선 지금 치사율이 최종 치사율과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잠정적으로 중국에서의 자료를 보면 2~3% 정도의 치사율이기 때문에, 사스 치사율이 10%, 메르스가 35%인 것에 비해서는 치사율은 상당히 낮아서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처음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41명의 폐렴환자의 연구결과가 랜싯(LANCET)에 수 일전에 발표됐는데 폐렴으로 입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사망률은 15%다. 전체적인 3%보다는 높다. 또 사망자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당뇨나 암, 만성질환, 심혈관질환, 폐질환, 신장(콩팥)질환이 있는 분들이 중증이나 사망률이 높다는 자료가 발표가 돼 이것은 사스나 메르스나 다른 일반 감염병에도 적용되는 고령자, 만성질환자가 감염병의 중증으로 가고 사망률이 높다는 일반적인 룰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판데믹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WHO가 지난 22일부터 이틀에 거쳐 긴급위원회를 개최해 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제적인 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인지 격론 끝에 찬성반대가 반반이어서 일단 보류한 상태다. 열흘 뒤에 추이를 보고 동향을 파악해서 다시 국제적인 공중보건위기상황을 판데믹에 준하는 상황을 선포할 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확산 전망은.
현재까지는 4명의 확진자가 모두 중국에서 입국한 분들을 공항 검역이나 국내에 활동 중에 증상이 있어서 신고해서 확인된 사례기 때문에 내국인 확진자는 아직 없다. 이런 상황들은 충분히 예견돼 왔고 앞으로도 그런 환자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러한 입국 확진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돌아다니면서 접촉한 사람이 100명 이상 되는데 그 중에서 2차 감염자들이 생기는 것이다. 가장 고비에 서 있고 골든타임이고, 지역사회에 전파를 차단하면 우리가 좀 더 안전하게 방역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일종의 고비 상황이다. 지금 접촉자를 최대 잠복기 2주 동안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모니터해서 만약 증상이 있다면 빨리 격리해서 확진하고 치료하고, 국내 접촉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있는지 증상 발생자가 있는지 모니터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열흘 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전망은.
고비라고 발표를 했는데, 사실 얼마나 근거가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이미 우한은 정점에 있다고 보고, 나머지 티베트 자치구 빼고 30개 성시 모두 환자가 발생하고 베이징이나 저장성, 상하이는 100명 이상이 생겨서 유행이 커지고 있는데 일주일에서 열흘 내에 유행이 정점이 생기거나 감소할 거라는 예측의 근거를 사실 발견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 부분은 어떤 근거에서 말했는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지금 여러가지 루머가 많다. 쳐다보면 걸린다던지, 손으로 눈을 비비면 걸린다던지 어떤 것은 틀리고 어떤 것은 맞는건데 정확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고 거기에 따른 과학적인 예방방법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사스나 인플루엔자와 같이 우리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튀는 물방울에 바이러스가 많이 포함돼 있다. 면전에 있는 사람은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하면 비말(0.5㎛ 이상)이 눈이나 코, 입의 점막, 피부에 묻을 수 있다. 다만, 피부는 단단한 막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피부에 묻어서는 침투하지 못한다. 바이러스가 눈이나 코나 입의 점막에 붙어서 호흡기 감염이 시작된다. 때문에 우리가 기침 에티켓도 지키고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해야한다.
또 하나는 접촉 전파인데 우리가 콧물, 재채기를 하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코를 후비면서 콧물이 손에 묻는다. 그럼 손에 바이러스가 묻게 된다. 이 손으로 주변사람들과 악수하면 바이러스를 접촉에 의해서 전파 시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자주 씻어야 한다.
세 번째는 기침, 재채기를 하면 탁자나 손잡이, 컴퓨터 자판에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이 묻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른 사람이 와서 손잡이를 만진다던지 아니면 탁자를 만진다던지 해서 오염된 비말을 손에 묻히고 그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면 감염이 된다. 이를 간접 접촉전파라고 한다. 때문에 환자가 있었던 주변 환경의 바이러스가 오염될 수 있어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올바른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방법이 있다면.
손 씻기를 강조하고 손 씻기 방법을 많이 홍보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싱크대에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손등, 손바닥 등을 깍지 끼고 비비면서 적어도 20초에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철저히 마찰을 해서 손 씻기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싱크대가 없는 경우는 알코올 손 세정제를 가지고 다니면서, 손을 씻어야 한다. 손에 알코올을 손바닥, 손등에 손등 밑까지 알코올을 적셔서 바이러스를 죽이는 손세정제를 이용한 손 씻기가 중요하다.
마스크는 올바른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한다. 면 마스크는 얼굴을 가리는 정도이지 감염예방용은 아니다. 감염예방용은 미세먼지 마스크라고 하는 KF80, 식약처에서 인증한 0.6㎛ 이상을 80% 이상 차단하는 마스크이기 때문에 KF80 마스크 정도면 일반인에게 충분하다. KF94도 있고, KF99도 있는데, 이는 0.4㎛ 미만의 파티클을 94~99% 예방하는 등 효율을 좋으나, 구멍이 굉장히 미세하기 때문에 그 마스크를 쓰고서 일상생활을 하기에는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유용한 방법은 아니고 KF80 정도면 충분하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