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신당, '안철수' 빠진 '도로 새누리당' 우려

지난 총선 새누리당 인적구성과 동일…안철수, 독자 신당 창당에 '속도전'

입력 : 2020-02-03 오후 3:13:22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본격적인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당초 보수진영의 안 전 대표를 포함한 보수대통합 구상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도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총선에서 표 확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통합 협의체인 혁신과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 4.0 등이 최근 '혁신'과 '통합'을 담은 신당 당명 제정을 위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혁통위는 4일 신당 창당 준비기구를 띄우고 오는 20일 통합 신당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르면 4일 만나 통합과 관련한 회동에 나설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이번주 중에 실무진 비공개회의가 마무리되면 황 대표와 직접 만날 생각"이라며 "공천이나 지분 대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황 대표하고 하는 대화는 양당 간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결론을 내는 것"이라며 "결론이 나면 혁통위 문제도 결론이 자연스럽게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의 보수통합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가 '안철수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보수통합 논의와 더욱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신당 창당을 위한 창당추진기획단을 공식 발족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과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를 창당기획단 공동단장에 임명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의원은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이고 김 변호사는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이사를 맡은 블록체인 전문가로서 '안철수 신당'의 3대 기조 중 '공유 정당' '블록체인 정당'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황교안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까지 합류하는 보수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지만 현재 흐름대로 갈 경우 기존 새누리당 의원들만 흡수하는 소통합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는 크게 한국당과 새보수당만의 통합으로, 결국 2016년 총선에 나선 '새누리당'의 인적 구성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경우 중도진영까지 아우르지 못한 통합이라는 점에서 확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안 전 대표가 통합신당에 합류할 경우 신당의 중심축이 보수에서 중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외연 확장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안 전 대표가 불참할 경우 통합 시너지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 일각에서는 보수통합 논의에 언제든지 안 전 대표가 합류할 가능성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도 애국심을 가졌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이쪽(우파)과 손잡아야 한다"며 "안 전 대표에게 '애국심으로 반문연대의 길을 같이 가자'고 호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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