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1월 국내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변동폭을 키웠다. 코로나19(COVID-19) 우려가 확산되면서, 환율 변동률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입 전환됐고, 대외 외화차입 여건도 양호한 등 우려할 만한 시장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말 1156.4원에서 이달 10일 기준 1187.1원으로 상승했다. 환율 변동폭은 지난 12월 평균 3.7원에서 1월중 4.6원으로 올랐고, 변동률도 같은 기간 0.32%에서 0.39%로 높아졌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지난해 8월 0.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1월초 중동지역 리스크가 일시적인 상승 요인에 그치고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등으로 안정됐지만, 지난달 21일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 전월보다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다만 작년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수준은 아니고 영국(0.36%) 등 주요국 변동성에 비춰 급등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에 한은은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 국내외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제 동향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8일부터 금융·경제상황 점검을 위한 대책반을 가동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변동성이 심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외국인 투자, 은행 자금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은 채권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입 전환됐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투자자금은 4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47억8000만달러 이후 순유입액 최대치로, 전월 2억7000만달러 순유출에서 순유입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채권자금이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전월 9억3000만달러 순유출에서 40억6000만달러 순유입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1월 외국인 투자금은 3억7000만달러였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월 6억6000만달러보다 유입폭이 축소됐지만, 2개월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대표적 대외건전성 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1월 월평균 23bp(1bp=0.01%)로, 전월 대비 1bp 하락했다. 국내 은행의 단기 대외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4bp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차입기간 장기화 등으로 전월보다 17bp 상승해 46bp를 기록했다.
1월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4.6원으로 상승, 변동률이 0.39%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