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여야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 명칭을 놓고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는 지난 5일 코로나 19 대책 마련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9명·자유한국당 8명·비교섭 단체 1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된 코로나 19 특위 구성을 합의했고, 11일에는 이달 17일부터 열리는 2월 임시 국회에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회 특위 명칭에 대한 이견으로 여야가 구성에 합의한 지 일주일 넘게 가동되지 않고 있다. 관련 특위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은 명칭을 '신종 코로나 특위'로, 한국당은 '우한 폐렴 특위'로 정하자고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이 연기된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용봉캠퍼스에서 지난 12일 학생이 바이러스 안내문이 부착된 생활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대응에 대해 여야 각자 갈라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 대책위'를, 한국당은 '우한 폐렴 대책 TF'를 운영하며 따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
특위 명칭에 대한 여야의 소모전으로 정상적인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증 대응 특위 출범 지연에 대한 책임 또한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한국당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 지역에서 발생했는지를 명확히 하고, 책임 소재도 분명하기 위해 '우한'이라는 지명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WHO(세계 보건 기구)가 국제 규범으로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문화, 직업, 동물 등이 포함된 용어를 배제하도록 하고 있어 한국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우한 특위'를 고집하는 한국당을 맹비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세계 보건 기구 결정과 권고에 의해 중국 우한 지역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이번 감염병에 대한 명칭이 '코로나 19'(COVID-19)로 확정됐다"며 "그러나 한국당과 일부 언론은 아직도 '우한 폐렴'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심지어 이 용어가 국회 특위 명칭에 꼭 쓰여야 한다면서, 의사 일정 합의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차라리 새로 통합해 만들겠다는 보수 통합 신당의 당명도 '우한 폐렴 퇴치당'으로 하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대변인도 전날 현안 브리핑에서 "특위 이름에 '우한'을 고집하는 한국당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정치 투쟁을 중단하라"며 "2월 임시 국회 개회에 합의했지만 한국당은 세계 보건 기구의 합리적 권고도 무시한 채 '우한 폐렴'이라는 명칭만 강조하며 일주일 넘게 특위 구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이는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본다는 '색깔론'을 펼치기 위한 무리수라지만, 몽니도 이런 역대급 몽니가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이 '우한'이라는 단어를 트집 잡으며 결의안 발의와 특위 구성에 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한 폐렴 비상 사태 종료까지 중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민주당은 발의안에조차 참여하지 않으려 한다. 우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취지인데 중국 눈치만 보는 민주당답다"고 비꼬았다.
성일종 원내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오늘 '우한 폐렴 비상 사태 종료시까지 중국인 및 중국 입국 외국인의 입국 금지 촉구 결의안'을 민주당과 함께 발의하고자 했으나, 민주당은 '우한'이라는 단어를 트집 잡으며 응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 받고 있는 이 때에도 중국의 눈치만 보는 여당의 모습에 우리는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성 대변인은 "국회는 하루 빨리 '우한 폐렴 특위'를 구성해 일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마저도 '우한'이라는 단어를 빼야 한다며 응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에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인가, 아니면 중국 정부인가, 중국 눈치 보느라 특위 구성을 못하겠다는 민주당은 각성하고 당장 특위 구성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