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출혈경쟁 지양에 나섰다. 5세대(5G) 상용화 원년인 지난해 지원금을 대폭 늘리며 5G 가입자 확보에 나섰지만, 올해는 지원금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18일 이통업계는 오는 20일 사전예약을 앞두고 있는 갤럭시S20에 대한 공시지원금 막판 조율에 나서고 있다. 5G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해만큼 지원금이 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갤럭시S20에 대한 공시지원금이 지난해만큼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통 3사는 지난해 갤럭시S10 5G 출시 당시 10만~20만원 수준이던 공시지원금을 공식 출시일에는 이보다 20만~30만원가량 올려 제공했다. 이 당시 공시지원금만 47만5000~54만6000원 수준에 이르렀다. 경쟁사가 지원금을 올리자 몇시간 차이로 지원금이 늘어난 것이다. 새로운 5G폰이 출시될때마다 지원금 경쟁은 지속됐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대리점에서 갤럭시S20 사전예약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출혈경쟁은 지난해 연말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5G 상용화 직후인 지난해 2분기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7286억원, KT 7116억원, LG유플러스 5648억원으로 총 2조원 이상이 투입됐다. 연간으로는 전년보다 10.5% 늘어난 8조542억원을 쏟아부었다. SK텔레콤 3조700억원, KT 2조7382억원 ,LG유플러스 2조2460억원 등이다.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은 7~8% 줄어들었다.
이통 3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올해는 출혈경쟁을 하지 않겠다", "올해는 비용 효율적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실제 지난달부터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 등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축소했다. 특히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이통 3사 공통적으로 지원금이 절반가량 축소됐다.
이들은 지원금 투입을 통한 출혈경쟁 대신 요금제, 5G 콘텐츠 강화로 혜택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요금제 파생 할인상품이 최근 출시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전용 5G 다이렉트를 내놨다. 기존 무제한 최저 요금제(월8만5000원)보다 23.5% 저렴하다. KT는 20대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선택약정과 가족결합 25% 할인을 함께 받을 경우 월 4만에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등 5G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넥슨, VR 벤처게임회사인 픽셀리티게임즈와 함께 크레이지월드VR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KT는 8K VR 스트리밍 상용화도 준비 중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