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18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특단의 대응을 강구해 달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상황 인식 하에서 경제부처는 물론이고 행정부 전체가 선제적 대응으로 이 위기를 탈출하자는 주문이다.
사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현된 후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영화를 관람하고, 외식을 즐기고, 여행을 가며,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 대다수의 경제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일상의 변화는 경제에도 치명타로 작용 중이다. 소비가 줄었고, 부품 수급의 어려움과 교역 위축으로 수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 경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도 투자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아마도 대통령의 지시는 이런 상황이 과거 사스나 메르스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과연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자주 발생할까이다. 아마도 과거보다는 훨씬 더 빈번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그로 인한 자연재해는 방식과 규모 면에서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전염병도 계절마다 창궐하지 말란 법이 없다.
즉 앞으로 삶의 방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말이다. 삶의 방식이 바뀐다는 것은 경제활동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의 위상이 최근 한풀 꺾인 게 대표적이다. 플랫폼을 통한 다중이용 서비스가 경제적 이득은 가져다 주지만 반대 급부로 전염병과 같은 부분에서는 꺼릴 수 밖에 없는 재화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앞으로 이와 같은 '비대면 서비스(경제)'가 일상에 파고드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다. 생산은 스마트 공장 등으로 인간의 손을 타지 않는 방식이 확산되고, 소비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타인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크게 바뀐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현재의 위기를 언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제로 가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가 시작됐을 때 일각에서는 당장 한국 경제가 망할것 처럼 우려했다. 하지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에 속도를 내면서 대일 의존도를 낮추며 우려와 달리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경제 주체인 정부와 기업은 바이오 산업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비대면 접촉 서비스를 대상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 적용하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신산업 시장 확대와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분명히 비상상황이다. 당장 불이 났으니 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잘 활용한다면, 미래의 불확실성을 한결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권대경 정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