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글로벌 공급망 확보 계기 삼아야"

KIEP 보고서, 한국의 높은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 지적

입력 : 2020-02-18 오후 2:58:1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코로나19 사태를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중국산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선 다변화로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국산 중간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중국진출 기업과 수입 기업들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18일 KIEP는 '코로나19 사태의 주요국 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돼 중국산 중간재 보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내 관련 기업들이 1차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수출 기업도 현지 생산 축소와 경기 둔화 등의 영향권 안에 있고, 아세안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역시 대중국 공급망 위축 등의 영향으로 생산과 수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무엇보다 한국이 중국산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은 중국의 전체 중간재 공급 비중에서 6.5%를 차지해 미국(10.7%) 다음으로 높았다. 뒤이어 일본(5.5%)과 독일(3.3%), 대만(2.7%), 베트남(2.6%), 인도(2.1%) 등의 순으로 중간재 공급을 받고 있다.
 
중국의 국가별 중간재 수출액 및 비중(2017년 기준). 자료/KIEP
 
산업별로 살펴보면 전자부품 산업 중간재는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 멕시코를 중심으로 수출됐다. 섬유의복 산업은 인도네시아, 호주, 러시아, 한국, 일본 등으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았다. 또 중국의 기계 산업의 경우 미국과 일본, 한국, 독일, 인도네시아 순으로, 자동차운송 산업은 미국, 일본, 한국, 인도, 러시아 등으로 중간재 수출이 이뤄졌다.
 
화학 산업 중간재도 미국, 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로 주로 수출됐고, 1차 금속 산업의 경우는 한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 일본, 베트남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의 주요 중간재 공급 국가는 산업별로 상이하지만 주로 미국과 한국, 일본, 동남아(인도네시아, 베트남), 독일을 중심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그동안 중국 중심으로 구축돼 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의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력 증가로 사스 당시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이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사업지속계획(BCP)을 수립하고, 국내 및 현지진출 기업의 BCP 구축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거점별 맞춤 BCP를 설정하고, 대체 가능한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중소기업의 중간재 생산·수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이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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