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리 경제의 상황이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며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각 정부 부처에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의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코로나19가 주는 경제적 타격에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날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나온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보다 한층 강화된 표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과도한 공포로 내수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여기에 우리 경제와 밀접한 중국과 일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도 큰 영향을 받으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002년 사스(SARS)나 2015년 메르스(MERS) 때보다 훨씬 크고 긴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거듭 "현재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며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대책들을 책상 위에 모두 꺼내놓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며 대기업,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각 경제 단위를 촘촘하게 지원할 과감한 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위축된 국내 소비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소비쿠폰이나 구매금액 환급과 같은 소비 진작책과 함께 재래시장, 골목상권, 지역경제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면 파격적 수준의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강민석 대변인은 "이달 말까지 1차 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1차 대책을 우선 발표한 다음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주시하며 추가 정책수단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문제와 관련해서도 "임대료 인하 운동까지 일어나지 않았나. 그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이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인센티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추경 이야기에 대해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여러 소비 진작책을 정부가 검토하지 않겠나. 그 과정에서 재원 문제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중랑구 동원전통종합시장을 찾아 꿀과 과일 등을 구입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특히 김 여사는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진 칼국수 식당에서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확진자가 다녀갔지만 소독하고 나면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숙 여사와 이연복-박준우 셰프가 18일 오후 서울 중랑구 동원전통종합시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과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