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2개월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업계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해외 성과 속 피해가 심각한 국내 역시 잰걸음을 내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움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인체 대상 임상시험이 임박한 백신을 비롯해 국가 경계를 넘은 협업 등 그 방법도 다양하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최근 인체 대상 임상시험 단계에 이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 및 전연병연구소에 보낸 상태다. 오는 4월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 돌입, 7~8월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연초 개발에 돌입한 점을 감안하면 개발 시작 3개월여 만에 임상에 돌입하는 셈이다. 지난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20개월이 걸렸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진원지인 중국 역시 톈진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경구 백신 임상 추진을 비롯해 현지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GSK의 백신 공도 개발 착수 소식 등이 알려진 상태다.
중국을 제외한 최대 피해국가로 꼽히는 국내 역시 해결책 마련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오후 4시보다 334명 추가된 1595명으로 집계됐다. 1500명 돌파는 물론, 역대 최대 환자 증가폭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보다는 진단키트 등으로 주목받아왔다. 잦은 변이로 대응이 쉽지 않은 바이러스성 전염병 탓에 쉽사리 엄두를 못내는 치료제보단 당장 기술 구현이 가능한 진단키트 성과가 빠르게 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감염 여부 진단의 정확도와 속도감을 높인 진단기기 기술들이 주목을 받아왔다.
이 가운데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파나픽스'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폐렴환자에게 투여하는 긴급 임상시험 계획을 지난 26일 식약처에 신청한 코미팜이 급부상했다. 코미팜은 이날 새벽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더니, 증권시장 개장과 함께 상승제한폭까지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주요 제약사들이 아직 마땅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상황에서의 진척에 시장 기대감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국내와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치료제에 대한 전망을 무조건적으로 낙관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중인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역시 HIV와 말라리아 치료제지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 비슷해 채택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 예측이 업계는 물론 증권시장 침체 역시 현실이 된 상황에서 코로나19를 테마로 한 기업들의 이슈몰이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보유 파이프라인에 대한 구체적 분석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육군 제50보병사단이 27일 오전 대구 대명로 일대 도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화생방 제독차량 1대를 이용해 제독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50보병사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