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일이 2주일 추가로 미뤄지면서, 3주 동안의 교육 공백을 견뎌야 하는 학부모 및 교직원 등 보육과 교육 당사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에 걸릴 우려를 무릅쓰고 돌봄 교실을 찾는 학생이 늘어날 판이고, 학교 비정규직들은 직무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나 생활고를 감수해야하며, 학원가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정부 지침을 따르며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긴급돌봄 신청 학생 수는 1만2776명이었지만 실제 참여인원은 5601명으로 참여율이 43.8%에 불과했다.
감염 우려 등으로 신청자조차 꺼리는 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지만 계속되는 개학연기로 맞벌이 학부모들이 지치고 있어 점점 '울며 겨자먹기'로 보내야 할 상황이다. 공공기관 종사자인 학부모 A씨는 "딸의 할머니가 거진 한 달 동안 하루 종일 돌보기 힘들다"며 "재택근무일 7일을 최대한 아껴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가정 내 온라인 학습도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막막하다. 공지가 아직 안된 학교도 있거니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습지도에서 궁금한 점이 있어도 학교나 교사로부터 속시원한 답을 듣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학교 교사 B씨는 "아직 학생들과 선생이 얼굴도 보지 않은 상태라, 교사의 연락처가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배부되지 않았다"며 "교무실에서 일반적인 답변으로 학부모에게 응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직원들 중 비정규직은 직무에 따라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상시근무자 중 돌봄교사는 감염 우려에 떨고, '방학 중 비근무자'는 사실상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받는다.
그나마 교사의 경우,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필수 인력만 출근하는 학교도 있지만 돌봄교실에는 일정 인력이 상주한다. 최근 부산 수영초 병설유치원에서 방과후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자 이날 부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긴급돌봄 교사의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급식실·과학실·전산실·도서관 등 종사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1월과 2월에는 10년차가 월급 100만원, 3년차가 60만원을 받았으며, 1주일 개학연기로 인해 이들에게는 50만원의 월급 결손이 생겼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보충수업이 이뤄지는 방학에 보전해주기로 했지만 개학연기 기간이 연장돼 추가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학원가는 신학기 이전 특수 무산과 1주일 간의 개학연기의 충격을 딛고 일어나기도 전에, 더 장기의 개학연기가 있어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와 한국교습소총연합회 등 사교육 단체들은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한 바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업종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빠른 확답을 바라고 있는 중이다.
지난 2일 경기 수원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긴급돌봄 신청 학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