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 보폭 넓히는 삼성…북미 시장 정조준

NCAA와 파트너 계약…'스포츠=문화'인 미국 대학 공간까지 접근

입력 : 2020-03-11 오전 6:03:5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가 '스포츠 본고장' 미국 땅에서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존에 접근했던 프로 영역을 넘어 아마추어까지 손을 뻗치며 적극적인 북미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0일 삼성전자 미국 법인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3과 2년간 공식 디스플레이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은 '그레이트 노스웨스트 어슬레틱 콘퍼런스' 등 디비전3 주요 6개 콘퍼런스의 소속팀 경기장 등에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유타주립대를 비롯해 인디애나주립대, 미시간주립대에서도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대학스포츠를 총괄하는 NCAA는 학업과 야구, 농구, 미식축구, 축구, 배구 등을 병행하는 학생선수들이 속해 있다. 디비전3은 상위리그인 디비전1·2와 달리 선수들에게 운동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은 450개 대학들로 구성됐다. 경기 수준은 상위 레벨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NCAA 전체 선수 가운데 40%가 몰려 있는 가장 규모가 큰 디비전이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3 농구장 전광판에 자리 잡은 삼성 로고. 사진/삼성전자
 
상업스포츠가 크게 발달한 미국이다 보니 NCAA는 일반적인 수준의 학생스포츠가 아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NCAA가 방송사로부터 벌어들이는 한해 중계권료는 한화로 1조원을 가볍게 넘는다. NCAA 종목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디비전1 남자농구 토너먼트의 경우 '3월의 광란'이라 불리며 한해 1억명 이상이 지켜본다. 디비전1은 아니지만, 삼성이 왜 NCAA에 투자했는지 설명해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삼성전자의 파트너 계약은 아마추어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미국 대학 공간 안에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운동장 전광판과 TV를 통해 전자업계 주력 시장인 북미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디스플레이 기술을 홍보할 수 있다. 경기가 없을 때에는 콘서트 등 대체 행사에서 새로운 시청각 경험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지난해 10월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 구장 '체이스센터'. 사진/삼성전자
 
최근 2년 간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프로스포츠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마케팅'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 경기장 '체이스센터'에 초대형 LED 스크린을 포함한 스마트 사이니지(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옥외광고용 제품)를 설치한 데 이어 지난 2018년 10월에는 NBA 애틀랜타 호크스의 홈 경기장 '스테이트팜 아레나'에 초대형 LED 스크린 등을 꾸몄다. 이번 디비전3 스폰서 계약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마케팅 효과 등으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점유율 43.4%로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점유율 20.5%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 2018년 10월 NBA 애틀란타 호크스의 홈 구장 '스테이트팜 아레나'에 설치된 초대형 LED 사이니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스포츠 팬들은 삼성의 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 경기장에서 최고의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뛰어난 화질로 인해 모든 관람객은 마치 옆에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라며 "삼성은 스포츠를 보는 팬들의 방식을 계속 재정의하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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