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아직 바닥 아니다"…금융권 초비상

은행들, 몸사리며 예의주시…보험·저축은행 '울고' 카드 '웃고'

입력 : 2020-03-17 오후 3:13:48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714.86)보다 74.02포인트(4.32%) 내린 1640.84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504.51)보다 16.49포인트(3.27%) 내린 488.02에 개장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신병남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경기가 더 침체할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자 비상경영회의에 들어가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섰다. 2금융권인 보험사와 저축은행은 각각 역마진과 대출 연체율로 재무건전성 자체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에 초비상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비용 절감을 기대하는 눈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사상 처음으로 0%대 금리 시대를 알렸다. 
 
은행들은 일단 몸을 사리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으로 부실 확대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은행들은 수년간 기업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데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대출에 신중함을 기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출이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우지수선물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 주말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 전망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면서 "50bp(1bp=0.01%) 하락은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추가 기준금리 하락 시에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감소도 불가피하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가 25bp가 떨어질 때 주요 은행 연간 순이익이 2000억원 수준 감소한다고 판단한다. 50bp로 금리하락 폭가 두 배 가량 증가하면 예상 손실액은 그 이상으로 본다. 이미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 NIM(순이자마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손실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NIM은 전년대비 9~15bp 감소한 상태다.
 
다만 예금·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는 일단 관망세다. 주요 은행들은 이달 초 최대 0.3%포인트의 수시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 기준금리를 인하를 선행한 시장금리 상황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추가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계속해 지금 수신금리를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전날 전북은행이 0.30%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지방은행들도 잇따라 수신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인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망연자실이다. 이미 저성장과 저금리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상황인데 운용자산수익률이 고객에게 약정한 이자율보다 더 낮아지는 역마진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돼 자본잠식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은 3.5%다. 과거 고객에게 약정한 이자율은 5% 이상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2.5% 이상의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그간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금리인 '공시이율' 인하와 보험상품의 예상 수익률인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역마진 폭을 줄여왔다. 하지만 이 같은 초저금리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업권 내 인식이다. 당장 내달부터 공시이율 하락으로 보험가입자들이 받는 보험금과 중도해지 환급금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울상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고금리 특판 상품도 기존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가 제공돼 고금리 특판을 미끼로 한 '주거래 고객 만들기'는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출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높아 리스크 관리 대책에 비상이다. 대구·경북·강원 지역에 있는 10여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부실채권(NPL) 비율이 14%에 육박한 상황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호재로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조달 비용이 절감돼 비용 절감 효과를 보는 것이다. 여신업계는 연평균 조달금리가 25bp 이상 하락하면 전업계 8개 카드사의 조달비용은 최대 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박한나·신병남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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