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 자극적 ‘개훌륭’,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

입력 : 2020-03-18 오후 3:40:5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는 개통령 강형욱 동물훈련사를 중심으로 개아범 이경규와 개초보 이유비의 훈련사 도전기를 담았다. 프로그램 초반만 하더라도 개는 훌륭하다는 진심으로 반려 동물을 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최근 프로그램 보여주는 양상은 진심보다는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는 방방곡곡 전국의 개를 만나러 다니며 벌어지는 이경규와 잉비의 훈련사 도전기를 통해 반려견을 완벽히 이해하고 개와 사람이 행복해지는 펫티켓을 배운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훌륭한 반려인들을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국형 반려견 문화를 고민하고자 했다.
 
프로그램 초반만 하더라도 개훌륭은 기획 의도에 맞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소위 문제견이라고 불릴만한 반려견. 사납거나 매섭게 짖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반려견을 만난 강형욱 훈련사는 반려견의 문제를 반려인들에게서 찾았다.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에 따른 반려인의 태도를 통해서 강 훈련사는 반려견의 문제이 전에 반려인의 잘못된 지식, 불규칙한 습관, 반려견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성된 환경을 짚어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때 사회적 논란이 됐던 강아지 공장을 출연자들과 직접 찾은 강 훈련사는 자원 봉사를 통해서 강아지 공장에서 반려 견을 구출하는 과정과 이후 어떻게 이들이 새로운 반려인을 만나게 되는 지를 보여줬다.
 
또한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서 1인 가구에서 반려견을 키울 때 유의해야 할 점, 도심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방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더불어 견종마다 갖고 있는 특성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면서 견종마다 특성을 이해해야 함을 강조했다.
 
지난 9일과 162주에 걸쳐 방송된 개훌륭에는 6마리 대형 맹견들과 함께 사는 고민견 머루네 이야기로 꾸며졌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해당 견주가 맹견을 콘텐츠로 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항의를 했다.
 
특히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맹견들이 싸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해당 보호자가 방송에서 보인 눈물에 대한 비판을 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매 번 최선을 다해 반려견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반려견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통일된 규칙과 책임감이 중요함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강 훈련사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결국 제작진 역시 강 훈련사와 동일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만 비로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프로그램은 자극적인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개훌륭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견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대형견’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강형욱은 난폭한 고민견에 기습 공격을 당하는 아찔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극적인 장면이 나올수록 시청률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전에 비해 개훌륭의 시청률은 매 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분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 9%까지 올랐다. 이는 개훌륭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첫 방송이 1.9%인 것을 감안하면 4개월 여만에 7.1%p 상승한 것이다.
 
개훌륭의 진정성은 자극적인 장면이 아닌 강형욱 훈련사의 듣기 불편한 쓴소리, 그리고 이를 통해 반려 동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자기 반성이 있다. 이러한 시청률 상승이 프로그램 기획 의도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 만들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개는 훌륭하다. 사진/K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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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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