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을 겪는 취약 계층을 위해 20대 국회의원의 남은 임기 세비(월급) 절반 기부 방안을 추진한다.
민주당은 의원들에게 세비 절반 지원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 중인 가운데 긍정적인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세비를 반납·삭감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20만명을 넘자, 여당에서 먼저 삭감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인영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 성금, 착한 임대료 운동, 기업과 연예인들의 기부 릴레이 등 국민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며 "민주당도 어려움을 나누는 대열에 함께 할 것이다. 국회의원 세비 50% 기부 운동 등을 비롯해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의무적인 세비 반납은 등 떠밀려 참여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만큼 자발적인 성금 캠페인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는 전날 설훈 최고위원이 코로나19 피해를 받고 있는 취약 계층을 위해 20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 세비 절반 기부 제안에서 시작됐다. 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 세비 절반을 취약 계층에 사용함으로써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노력에 국회도 함께 하자"며 "국회도 고통 분담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20대 국회의원 임기인 3·4·5월분 세비 절반을 이렇게 쓰자고 여야 의원들께 제안하는 바"라며 "여야 의원들이 뜻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원들도 동의를 표했고, 이해찬 대표 역시 "최고위원들이 동의하면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단에서 설 최고위원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민주당 의원들도 세비 삭감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당 최고위원의 세비 삭감 제안에 다른 의원들도 동참할지 주목된다.
앞서 개별 의원 기부에 먼저 나선 이철희 의원은 남은 정치 자금 중 2000만원을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 전날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이 의원은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의원의 잔여 정치 자금은 임기 종료 후 소속 정당으로 귀속되는데, 코로나19 피해가 큰 상황에서 남은 돈을 당에 귀속시키는 것보다 피해 극복 성금에 보태겠다는 것이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청와대 청원도 20만명이 넘었는데 상황인 어려운 만큼 의원들이 나서서 행동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적극 참여해 세비 일부를 내겠다고 하는 의원도 있다.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여러가지 의견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올해 국회의원의 총 연봉은 전년 대비 12만원 오른 1억5188만원으로 책정됐다. 의원 1인당 3개월치 세비는 약 3797만원, 기부하게 될 세비는 1899만원 수준인 셈이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