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2월 수출입 무역지수가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수출 주력업종인 반도체 성장세가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된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타격은 운송장비와 철강 등 특정 업종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04.74(2015년 100 기준)로, 전년 동월보다 11.4%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12월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며 7.7% 올랐지만, 지난 1월(-3.5%) 하락한 데 이어 다시 상승 전환했다.
운송장비(-5.0%) 등이 부진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30.5%)와 석탄 및 석유제품(11.8%)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제품이 포함된 컴퓨터와 전자·광학기기 수출이 전월(16.5%)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하며 97.49로 집계, 15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0.0%) 수출이 증가했고, 섬유 및 가죽제품(18.3%)도 전월(-13.0%)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수출입물량지수 등락률. 자료/한은
수입무역지수 역시 물량지수와 금액지수 모두 상승했다. 2월 수입물량지수는 전월 대비 1.5% 상승해 98.04였다. 전월 4.3% 하락에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8.7%)와 석탄 및 석유제품(35.5%) 등이 증가하면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5월 이후 하락세를 벗지 못한 수입금액지수도 지난달 102.46으로 0.1% 증가, 10개월 만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품(-9.8%)과 제1차 금속제품(-10.7%) 등이 감소했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1.6%), 석탄 및 석유제품(46.5%) 등의 수입이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2월까지 견조하면서 무역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코로나19 여파는 업종별로 달리 나타나면서 중국산 공급부품 차질로 운송장비 수출이 부진했고, 수입의 경우 중국 물량 부족으로 인해 철강 등 금속제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7.2%)이 수입가격(-1.4%)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해 89.06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5.8% 떨어졌고, 2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및 수입상품의 1단위 가격 간 비율로,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준다. 교역조건지수 하락은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이 줄면서 교역조건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소득교역조건지수(93.28)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5.8%)가 하락했지만 수출물량지수(11.4%)가 상승해 전년 동월보다 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