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학습 격차 등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 당국은 인프라 구축을 위주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학습 능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은 보완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고3에서도 학습 격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교육 당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 조절을 고심 중이다.
가장 낮은 연령대의 학생의 학습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돌봄의 문제가 큰 편이었지만, 온라인 개학이 확정되면서 조력자 없이 수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가 일고 있다. 이번에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 일정에서도 대체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개학이 늦어지는 양상이다.
교육부는 EBS TV 채널을 민간채널과 연동해 TV 채널로 학습할 수 있는 방안, 학습지를 우편으로 배달하고 다시 체크하고 이메일이나 전화로 확인하는 방식, 저학년과 다문화 가정 위해 간단하게 클릭해서 학습할 수 있는 앱 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인프라를 제공하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지만,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사의 초등학교 저학년 가정방문 기준안을 시도교육청에 전달하는 등 시행을 고민하고 있기는 하지만 감염 가능성이 우려된다.
학력 격차는 대학 입시를 눈앞에 둔 수험생 중에서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고3이 재수생보다 대입에서 불리하다는 전망은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고3은 담임교사조차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대학입시전략 수립도 못했으며, 학습 결손이 5주가 넘었지만 수능은 2주 연기돼 물리적 수능 준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입시학원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는 "온라인 개학 후에도 어수선한 분위기 지속되고 수능준비 불안상태 지속되고 있다"며 "대학 개강이 미뤄지고, 수능이 연기돼 반수생 마저도 증가할 전망으로 고3에게는 새로운 악재"라고 설명했다.
또 학교 여건에 따라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개학에 따른 부적응 발생하면서 준비 정도에 따른 학교간 격차도 크게 발생할 전망이다. 수시 준비에 따른 학교간 유불리가 생기고 일반고간, 고교유형간, 지역고교간 학력 격차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험생은 개학 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내신 상태를 점검하고 남은 기간동안 내신을 통한 수시, 수능을 통한 정시에 올인할지 등의 여부를 조기 판단할 필요가 있다. 내신관리를 잘해온 학생은 기말고사 진도까지 학습하고, 비교과 활동의 세부 계획을 개학전 짜둬야 한다는 게 임 대표 설명이다. 일명 '정시파' 학생들은 수능 준비시작 시점을 다음달로 앞당겨 놓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아울러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가 수능 난이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급격한 난이도 변화가 수험생에게 불안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김동영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예전 수능 난이도 기준 유지하려고 하는게 늘 수능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기본 방침이었다"라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생 학력 수준의 문제 있다면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나타나는 학생 반응이나 성적으로 적절한 난이도가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관계자가 남은 수능 날짜 안내 전광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