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검찰이 언론과 유착해 친정부 인사의 비위 의혹을 파악하려 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특정 언론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신라젠에 투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거론됐는데도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 '집착'했다는 것이다.
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전 신라젠 대주주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는 MBC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하려고 했단 말을 (곽병학 신라젠 당시 사장으로부터) 들었다"며 "'전환사채 100억원 발행시 지난 2014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5억, 그리고 최 부총리와 관련된 사람들의 자금이 50에서 60억 정도 들어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검찰과 특정 언론이 친정부 인사 의혹에만 집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남부지검 박 모 검사로부터 2013년 11월 출금된 2100만원의 용도 등 본인 사건과 무관한 송금내역에 대한 질문을 7,8개 정도 받았다"고 전했다. 법인 회계장부를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인데도, 계좌에서 현금으로 출금됐다는 이유로 검찰이 비슷한 질문을 이어갔다면서 특정인, 즉 유시민 이사장 등 여권인사들을 염두에 두고 현금을 전달한 것을 예단한 질문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전 대표 측은 또 채널A 이모 기자에게 최 전 부총리 측의 투자 의혹을 이야기했으나, 최 전 부총리 측과 관련한 별다른 질문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유시민 이사장 관련 제보에만 관심을 보였다. 이 기자는 "여기서 이제 우리 (이철) 대표님이 딜을 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냐"며 "가족 와이프나 자녀가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아니면 재산 추징, 그게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라고 했다.
이어 "이런 식의 보도를 할 때 충분히 검찰과 이런 부분에 협의를 할 수 있고, 그거에 대해서 이철 대표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협조를 하고 싶어한다. 그런 식으로 (검찰하고) 자리를 깔아줄 수가 있어요"라며 "대표님께서. 불어줘야 되고, 솔직히 (징역)14년에서 더 안 좋게 될 일만 남았어요, 살릴 걸 살려야 된다…뭘 살려야 되냐. 그런 것들…가족을 살릴 것이냐"라고 했다. 제보를 하면 검찰에 잘 이야기해서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MBC는 전날인 지난 31일 채널A의 한 법조 기자가 윤석열의 최측근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신라젠 행사에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알고 있으면 털어 놓으라면서 접촉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널A 측은 "사회부 B기자가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아온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취재를 중단시켰다"며 "해당 기자가 취재원의 선처 약속 보장 등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인 적은 없으나, 취재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 진상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와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남부지검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종편 기자를 접촉하거나 수사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또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송금 내역을 조사한 것이고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이 전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경환 전 부총리 의혹과 관련해선 "현재까지 관련한 고소나 고발, 진정, 제보가 접수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12일 유시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제주웰컴센터 1층 웰컴홀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