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민생의 근간인 고용이 흔들리지 않도록 '사람과 일자리'를 지켜내는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고용지표 둔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데다 앞으로도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매출급감을 겪고 있는 자영업·소상공인 중심으로 고용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고용지표 둔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기획재정부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국가경제 및 국민생계와 직결되는 민생안정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며 "이에 대한 사전에 충분하고도 치밀한 대책 마련이 매우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으로 고용충격에 대비한 추가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소상공인, 중소중견·대기업의 '고용유지대책', 일자리에서 밀려난 근로자들을 위한 '실업대책', 공공 및 민간에서의 '긴급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 창출대책',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실직자 '생활안정대책' 등을 골자로 고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고용안정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단가 최대 7만원 인상, 고용유지지원금 휴업수당의 최대 90%까지 지원, 여행·관광숙박·관광운송·공연업 등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정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고용안전망 테두리에 벗어나 있는 근로자가 여전히 1300만명이나 되는 실정이다.
실제 고용노동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충격 방어를 위해 기업의 고용유지와 노동자 생계지원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열린 '코로나19의 사회·경제 충격' 간담회에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하반기 실업급여 등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방역 관련 종사자나 저임금 고접촉 직무 노동자 보호와 기간제, 파견·용역 등 취약근로계층의 고용안정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도 "사업주 고용유지 인센티브 강화·지원요건을 완화하고 무급휴직 생활안정 지원 등 고용유지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과 노동자의 숙련을 지속시켜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기회복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정부가 가족돌봄비용 지원금을 2배로 늘린 것 또한 이런 주문들의 연장성산으로 읽힌다. 올 처음 도입된 가족돌봄휴가는 1년에 10일간 무급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가족돌봄 사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되자 정부가 5일에 한해 25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날 정부는 지원금을 2배로 확대했다. 즉 10일간 50만원을 지원토록 했고, 맞벌이의 경우 100만원까지 가능케 했다. 돌봄휴가를 쓰면서도 생계비 부담이 덜 되도록 한 것이다.
실제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은 지난달 16일 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한 이후 4월7일까지 총 5만3230명이 접수했다. 하루 평균 3100건씩 접수가 이뤄지고 있는데 여성이 70%에 달하며 10인미만 영세사업장에서도 40%가 신청할 정도로 경제적 돌봄부담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신속한 집행이 가장 중요한 만큼 전국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부서간 장벽을 허물고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 전담팀을 구성해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포츠업과 외식소비 감소에 따른 농수산분야에 대한 지원 대책도 함께 내놨다. 스포츠시설업, 스포츠용품업, 스포츠서비스업에 대해 운전자금 특별융자를 3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일반융자에 대해서도 원금 상환유예 및 1년간 만기연장을 제공토록 했다. 축산물 가공식품 업체에는 재고부담 완화를 위해 사업자 대상 비축자금 융자를 200억원까지 늘리고, 수산물의 경우 수출지원을 위한 인천 수출물류센터부지 임대료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감면하는 내용이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