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400만명이 몰린 2차 온라인 개학에서 원격 수업 플랫폼 서버가 다운되는 최악의 상황은 없어 1차 때보다는 원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개학에서 많은 문제를 겪은 정부와 관련 기업은 준비에 만전을 기해 "현재 정상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크고 작은 오류가 잦아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들과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 초등학생 4~6학년과 중·고등학생 1~2학년 약 313만명이 16일 2차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지난 9일 1차 개학을 한 중·고등학교 3학년생 85만명과 더하면 총 400만명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원격 수업 플랫폼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를 운영하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2차 개학에 대비해 서버를 확충하는 등 안정화 작업에 힘썼기에 현재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BS 관계자는 "오전 9시 52분쯤 선생님들이 업로드한 콘텐츠 재생 지연 문제가 있어 즉각 조치를 완료했고, 그 외에는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E학습터 운영을 담당하는 김진숙 KERIS 교육서비스본부장도 "저희 서버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1차 개학보다 서버 문제는 개선됐지만, 영상 재생 지연이나 프로그램 오류 등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중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 A씨는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 오류는 없었지만, 배움터에서 끌어온 강좌가 중복해서 생기거나, 퀴즈 정답을 맞췄는데도 오답이라고 뜨는 등 새로운 문제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인천에서 고등학교 1학년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 B씨도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 자체는 원활한데, 학생들이 동영상이 계속 끊긴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 C씨는 "오전 9시 정도부터 한 시간 가량 E학습터에 로그인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학급 서비스 '위두랑' 서비스 점검 공지. 사진/위두랑 홈페이지 갈무리
KERIS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급방 '위두랑'은 오전 9시 40분쯤부터 긴급 서비스 점검에 들어가 사용할 수 없었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위두랑 클래스 접속 불량 시 원격수업 대처 방안을 준비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는 "원격 수업 플랫폼 위두랑 클래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PDF 파일 등 각 반 담임선생님께서 제시한 다른 활동을 이어나가 달라"고 미리 공지했다.
위두랑 관계자는 "위두랑은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클래스팅 등 대체 수단이 많은 서비스여서 서버 자원 할당을 많이 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오후 3시경부터 서비스 정상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까지도 위두랑 서비스는 열리지 않았다.
원격 회의 플랫폼 '줌'도 오전 한때 영상 전송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서울에서 중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D씨는 "줌을 이용해 수업을 하는데, 질문에 대답이 늦고 채팅도 시차를 두고 전달되는 등 멈칫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에도 접속 지연 등 문제를 겪는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EBS 온라인 클래스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강의를 다 보고 났더니 다시 로그인하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꽉 찼던 진도율이 사라졌다", "강의 영상이 자꾸 멈춘다" 등의 이야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관련 문제에 대해 원격 수업 플랫폼 운영 기업들은 교육 현장의 네트워크나 다른 복합적인 요인이 섞여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1차 개학 때처럼 자신들의 서버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EBS 관계자는 "저희 서버 문제가 아니라 학생이나 선생님 개개인의 네트워크 환경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KERIS의 김 본부장은 "오전 9시에 한 번에 66만4000여명이 몰렸는데, 이 중 다수의 학생이 소셜 로그인을 시도했다"며 "카카오나 네이버 등에 인증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네트워크 통신이 일부 지역에서 지연돼 소셜 로그인을 잠시 막았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오늘 저희 서버는 20~30%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저희 서버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