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보복소비' 온다…관건은 글로벌 수요 회복

중국 출하량 상승했지만…코로나에 여전히 휘청이는 미국·유럽

입력 : 2020-04-21 오후 2:48:1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코로나19 철퇴를 맞고 휘청였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주춤했던 소비심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른바 '보복소비' 효과로 불과 한 달새 반등세에 접어든것이다. 다만 중국과 달리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수요는 여전히 코로나 사태로 위축돼 있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1일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수 스마트폰 출하량은 2103만대로 전월 대비 232%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4895만대로 전년비 대비 36% 감소해 완전히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9%와 56% 줄었던 지난 1월과 2월 출하량과 달리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22%만 감소해 반등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1~2월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가 줄고 중국 내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게 이번 출하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중국 내 생산 공장은 현재 대부분 재가동됐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상무부·재정부 등 23개 부처가 지난달 내놓은 종합 소비 진작 대책 등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지난 16일 택배기사(오른쪽)에게 배달할 물건을 건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특히 최근 명품과 화장품 등 사치품 중심으로 불고 있는 중국 내 '보복 소비' 열풍이 스마트폰 분야까지 옮겨붙는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보복 소비란 외부 요인으로 억제돼왔던 소비가 이후 한꺼번에 분출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미 중국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중국 내 억제된 소비 규모가 1조5000억위안(약 260조원)에 달한다며 보복 소비를 통해 반등을 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중국의 출하량 증가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 있어 분명 긍정적인 신호이나 글로벌 수요 회복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주요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흔들리는 상황에서 중국만 나아져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코로나19 여파가 그칠 줄 모르는 미국과 유럽 시장 내 수요 위축은 당분간 기정사실화한 문제다. 코로나 발병 초기 당시 진원지인 중국 내 생산 차질 여파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타격을 줬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 폐쇄 등으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소비 저하 요인이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48%나 감소했고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26%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술 더 떠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달 초만 해도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13억1000만대로 전망했다가 이달초 10억8600만대까지 낮춰잡은 상황이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량에 대한 우려가 공급에서 수요로 넘어가며 코로나19로 인한 2분기 글로벌 수요 위축이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영향이 해소되며 나타날 수요 회복에 대한 강도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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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