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코로나19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클라우드 기반 화상 회의 서비스 '줌'이 보안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줌의 자리를 노리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줌도 지난 23일 플랫폼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줌 5.0을 공개하는 등 보안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기업들은 미국·대만·싱가포르 등 각국 정부 기관과 기업에서 줌 사용을 금지한 현재,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페이스북의 화상 채팅 솔루션 '메신저 룸즈' PC 버전 화면. 사진/페이스북
27일 더버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메신저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화상 회의 서비스 '메신저 룸즈(Messenger Rooms)'를 공개했다. 메신저 룸즈는 시간제한 없이 최대 50명까지 화상 통화에 참여할 수 있다. 줌은 최대 100명까지 화상 회의를 진행할 수 있지만, 무료 이용 시간은 40분으로 제한돼 있다. 메신저 룸즈에서 그룹 화상 통화를 사용할 때, PC에서는 16개, 모바일에서는 8개까지 타일 형태의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아울러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계정이 없는 사람에게도 링크를 보내 메신저 룸즈 대화에 초대할 수 있다. 초대받은 사람은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나 가입 없이 화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메신저 룸즈는 개인 사용자에 집중한 서비스지만, 업계는 룸즈가 곧 기업 시장으로 발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더버지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에게 비디오는 전혀 새로운 영역이 아니지만, 우리는 (메신저 룸즈로) 기존의 넓은 영역의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 아닌, 좀 더 깊고 사적인 영역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많은 자원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도 화상 채팅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MS 팀즈는 줌 보안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불린다. 줌을 금지한 정부나 기업에서 대체재로 꼽은 솔루션 중 MS 팀즈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3월 팀즈 화상 회의 사용은 1000% 증가하기도 했다. MS는 유입된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회의 종료 △출석 체크 △AI 기반의 맞춤 배경 △실시간 소음 억제 등 새로운 기능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구글의 화상 회의 플랫폼 구글 미트도 최근 교육용 솔루션 G 스위트(Suite) 사용자에게 오는 9월 30일까지 프리미엄 기능을 무료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 미트 프리미엄으로 최대 250명이 동시에 화상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아울러 업데이트를 통해 회의 생성자 및 일정 소유자만 학교 도메인 외부에서 들어온 참여 요청을 승인할 수 있는 등 보안도 강화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