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롯데지주 주가가 연이틀 급등했다. 전날 ‘롯데온’ 출범에 이어 28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발 경영분쟁 이슈가 재발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상속 지분에 대한 주식 평가 기간이 끝나고 상속세 신고를 앞둔 시점에 분쟁이 촉발, 상속 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좀처럼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롯데지주가 연이틀 10% 이상 급등하고 있다. 이날 신동주 회장이 6월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신동빈 롯데홀딩스 회장의 이사 해임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점을 공격했다. 롯데그룹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주장이다.
롯데지주에 미미한 지분을 갖고 있는 신동주 회장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지분을 물려받고 주식을 추가 매입한다고 해도 승기를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롯데지주는 자사주가 많아 매수할 수 있는 유통주식이 적고, 대주주격인 일본계 회사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에 지지를 보내 의결권을 다투기 어렵다. 다만, 신동주 회장은 주총에서 해임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일본회사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이를 통해 일본회사 주주들의 지지를 얻으면 재기를 노려볼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 속에 경영권 분쟁 이슈로 인한 주가 부양 시점이 공교롭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1월19일을 기준으로 앞 뒤 각 2개월 공표된 최종 시세가액의 평균액으로 상속 주식을 평가한다. 마침 롯데지주 주가는 거듭 폭락하다가 지난 3월20일 수년 내 최저가를 찍고 조금씩 반등했다. 근래 전반적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CJ는 상속세를 낮추기 위해 주식 상속을 취소하고 재상속하기도 했다.
신격호 명예회장 상속주식은 롯데지주가 3.1%, 롯데제과 4.5%, 롯데쇼핑 0.9%, 롯데칠성 1.3% 등으로 신동주 회장이 전부 상속받는다고 해도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이 못된다. 상속 대상은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 등 4명으로 7월까지는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한다. 이들은 각자 법무법인을 정하고 상속 관련 협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든 기존 주식을 팔거나 담보로 상속세를 낸다고 가정하면, 상속세 평가기간을 벗어난 현 시점에선 주가가 오르는 게 유리하다. 재계 관계자는 “한때 신동빈 회장과 화해 제스처도 취했던 신동주 회장이 재차 공격하고 나선 데는 상속 문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헌화하던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