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제네시스는 현대차 럭셔리 세단의 자존심 같은 차로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올초부터 내수에서 제네시스의 판매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현대차는 지난달 100만원 가격할인에 이어 이달에는 여러가지 편의사양을 떼내고 무려 500만원의 가격인하를 단행했습니다.
편의사양을 떼어내 가격인하 요인이 생기긴 했지만 한차종에 500만원이라는 가격을 일거에 낮춘 것은 자동차업계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수입차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의 최고급 트림인 380 로얄 VIP팩의 가격은 6021만원입니다. 반면 한국닛산이 지난달 말 새로 내놓은 인피니티 M37모델은 5950만원댑니다. 6220만원이었던 M35모델보다 배기량과 출력을 높였지만 가격은 오히려 내린 것입니다.
현대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쏘나타도 3000만원 초중반대의 가격으로 도요타 캠리 등 일본 경쟁차종과 격차가 크게 줄었습니다.
BMW, 벤츠, 미쓰비시 등 최근 한국시장에 신차들을 내놓은 수입메이커들은 하나같이 가격을 낮췄습니다.
반면 현대차가 내놓은 최근의 신차들은 모두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차급이 높아질수록 인상폭은 커졌고 결국 상위모델들은 수입차와의 가격역전 현상까지 생기게 된 것입니다.
현대차도 고가격으로 인한 판매감소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중국 원자바오 총리와 한국경제인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직접 "일본차의 가격인하에 대해 대응책을 고심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하는 등 내부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가 고민 끝에 어떤 결론을 내리는 지는 올 8월에 출시예정인 아반떼 후속모델을 보면 가늠이 될 듯합니다.
생애 첫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로 대표적인 저가형 모델인 아반떼의 가격이 과연 얼마로 책정되는지 살펴보면 현대차가 고가격 정책에 미련이 남아 있는지 아닌지의 여부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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