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타다금지법이 헌법재판소로 간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가 국민의 기본권과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되는 법률이라며 헌법소원을 냈기 때문이다. 이로써 타다금지법은 지난 3월 6일 국회를 통과한 지 두 달 만에 위헌 여부를 따지는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타다 측은 이번 헌법소원이 사업 재개를 위해서가 아닌,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로 대표직까지 내려놓은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쏘카 대표, 타다 관계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일을 앞둔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은 지난 4월 10일까지 운영됐으며 지난 4월 11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진/뉴시스
5일 VCNC에 따르면 타다를 운영하는 VCNC 임직원·타다 드라이버·이용자 등 8명은 지난 1일 헌법재판소에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하 여객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들은 여객법 개정안 제34조 제2항 제1호 바목이 기사 포함 렌터카 사업을 '관광을 목적으로' 이용목적을 제한하고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하는 부분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청구 취지를 밝혔다.
청구인들은 여객법 개정안이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용자의 이동수단 선택을 제한함으로써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으로서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운전자를 알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이동 목적이나 시간, 장소에 따라 불합리하게 차별적으로만 허용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구인들은 타다금지법이 기업 활동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타다 사업을 진행해 온 쏘카와 VCNC에 대해서는 주무 부처와 협의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해온 사업을 사후적으로 금지해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해 기업 활동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객법 개정안으로 인해 타다 드라이버와 쏘카, VCNC 직원들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타다 측은 현재 지난 4월 11일 사업을 잠정 중단한 베이직 서비스 재개 계획이 없다고 말한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도 중단한 사업 재개를 위해서가 아닌 명예회복을 위해서 진행됐다. 타다 관계자는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목적이 아닌 명예회복 차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타다는 여객법 개정안 재정 후 타다 드라이버들로 구성된 타다드라이버비상대책위원회가 소송을 제기하고, 모회사인 쏘카와 VCNC 임직원 희망퇴직을 받기도 하는 등 사업 및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여객법 개정안이 처리 과정에서는 법안에 찬성하는 몇몇 국회의원들이 이 전 대표와 박 대표를 "혁신을 빙자한 사기꾼", "자신들의 영업전략을 채택한 범죄자 집단"이라 비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타다 동정론이 나왔다. 초대 4차산업혁명위원장이었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4차산업위원장으로 미연에 그런 사태를 막지 못해 죄송하고 지금도 누군가는 '타다 활성화다', '타다가 타다를 접은 거다'라고 주장하는 현실에 마음이 쓰리다"며 "제 의견에 공감하신다면, 여러 방식과 채널로 '국토부는 타다를 돌려달라'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타다의 이번 헌법소원 청구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제기하는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으로 보인다. 타다 관계자는 "이번 헌법소원은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는 타다 재판과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