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스코프)코로나19 대란 속 존재감 키우는 부광약품

레보비르, 코로나19 임상 계획 승인…국산 품목 중 유일, 3분기 결과 도출

입력 : 2020-05-07 오후 3:18:54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전통 제약사 부광약품이 코로나19 대란 속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사 가운데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계획을 승인 받은 치료제 후보를 보유한 만큼, 전통적 이미지를 벗고 혁신 제약사로의 탈바꿈을 준비 중이다. 
 
지난 1960년 부광상사주식회사로 설립된 부광약품은 1962년 부광약품공업주식회사, 2001년 부광약품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의 명칭에 이르렀다. 1963년 의약품 제조허가, 1975년 의약품 도매상 허가를 취득한 뒤 1980년에는 국내 최초로 KGMP 적격업체 판정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를 위한 개량신약 '덱시드정'과 간장약 '레가론'을 대표 품목으로 보유한 부광약품의 지난해 실적은 신통치 않다. 2018년 1942억원으로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던 매출액은 1682억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51억원에서 95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7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반영된 기술수출 대금 일회성 요인에 의한 낙폭이지만 다소 뼈아픈 성적표다.
 
이처럼 다소 주춤한 행보를 보였던 부광약품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후보 기업이 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현재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의 코로나19 대상 임상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상태다. 국내사 품목 가운데 유일한 성과다. 지난 2006년 B형 간염을 대상으로 식약처 판매허가를 취득한 레보비르는 국산 11호 신약으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B형 간염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항바이러스제 특성을 살려 코로나19 환자 검체로부터 분리한 바이러스에 대한 시험관내 시험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부광약품은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을 준비해 왔다. 
 
특히 기존 허가 품목을 활용한 약물재창출 방식이라는 점에서 개발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특정 적응증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품목의 적응증 범위를 확대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은 실제 임상에 돌입하기 위해 필요한 독성 및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때문에 최소 10년으로 추산되는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광약품이 레보비르의 임상 2상 결과 도출 시기를 오는 7~8월로 밝힌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임상 2상 결과가 성공적으로 도출되면, 3상 진행과 함께 실제 판매가 가능해져 매출 반영이 가능해진다. 
 
전 세계적 치료제 부재에 국내외 가릴 것 없는 수요가 전망되는 만큼, 폭발적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레보비르가 국산 신약인 만큼 회사 자체의 성장은 물론, 국산 신약의 글로벌 무대 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의 경우 해외 매출 측면에서 성과가 갖는 무게감 대비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레보비르가 전 세계적 관심이 쏠린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면, 다른 국산 신약들의 가치 역시 재조명 받을 기회가 부여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광약품 역시 이번 레보비르 임상을 저력 입증의 기회로 삼고 있지만, 회사 가치의 전부로 보고 있지는 않다. 실적 부침 속에도 꾸준히 매출액 대비 두자릿수대 비중을 실어온 연구개발(R&D) 투자를 기반으로 한 기대 파이프라인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운동장애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신약후보물질 'JM-010'과 자회사 다이나세라퓨틱스에서 개발 중인 전립선암 치료제(SOL-804),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MLR-1023'(미국 멜리어와 공동 개발)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화두인 오픈 이노베이션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외 유망 바이오벤처 발굴 및 투자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온 부광약품은 파이프라인 확보 외에도 안트로젠 지분 투자, 에이치엘비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판권 확보, 미국 에이서 테라퓨틱스, 오르카파마 등에 직·간접적 투자를 통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부광약품 사옥 전경. 사진/부광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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